/김승호 보령제약그룹회장 자서전/24/용각산에 대한 확신과 소비자의 신뢰

2015.05.18 06:53:58

용각산의 가장 결정적인 공로는 매출액 증가에 있는 것도, 보령제약의 인지도확산에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보령제약은 품질 좋은 약을 만들어 파는 회사’라는 신뢰를 심어준 것이었다. 확신은 의지를 낳고, 그 의지는 언젠가 신뢰를 잉태하는 법이다.


용각산을 주문하는 약국들이 늘어나면서 업계는 비로소 보령제약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봐 주었다. 그와 함께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도 크게 개선되었음은 물론이었다.


요컨대 ‘다른 나라도 아니고 하필 일본회사하고 기술제휴를 해서 돈이나 벌겠다고 작정한 회사’가 아니라 ‘좋은 약품을 만들어 팔겠다고 작정한 회사’로 이미지 변신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용각산의 인기가 고조되면서 그동안 기가 죽었던 영업사원들이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소비자들의 불만과 약사들의 외면으로 마음 고생이 심했던 그들이었지만 이제 그동안의 고초와 좌절감은 말끔히 씻어버리고 다시 자신감을 갖고 활약하기 시작했다.



성수동 공장도 점점 바빠지기 시작했다. 잔업이 늘고 출하량이 많아지는가 했더니 1968년으로 접어들면서부터는 공장을 풀가동시키기 시작했다. 주문이 계속 밀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1968년을 전후해서 용각산은 소비자들로부터 확실한 신뢰감을 얻었다. 1년이 채 안된 시기에 15만갑 판매라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린 것이다. 외국과의 첫 번째 기술제휴를 통한 결과, 그리고 무엇보다 막막한 좌절감을 딛고 일어선 결과이기에 더욱 값진 성과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용각산을 처음 생산하고 소비자의 눈길을 끌게 한 1967년은 보령제약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한 해였다. 생약제제로 눈을 돌린 사업방침이 성공을 이루었다는 사실, 아울러 인내와 모험으로 첫 고난을 견뎌냈다는 사실이 나로서는 가장 소중한 결실이었다.
 

한편 1967년 10월 보령제약은 1,980여만원의 총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3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전체사원은 90여명에 이르렀는데, 이로써 제약업체로서의 기틀과 규모를 갖추게 된 셈이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경영수지면에 있어서는 보령약국을 따르지 못했다. 그만큼 약국은 탄탄한 기반 위에 있었고, 영업 전반에 걸쳐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호조를 보이고 있었다.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보령제약의 용각산이 두각을 나타낸 점은 더욱 더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내가 가장 값지게 생각하는 것은 용각산이 비로소 그 진정한 약효를 평가받았다는 사실이었다. 아무리 왜곡된 편견이나 선입견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직접 복용해 본 사람들의 느낌까지 왜곡할 수는 없는 법이다. 약효를 직접 체험한 사람들의 솔직한 느낌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보령제약은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을 얻었고, 그것은 바로 ‘신뢰’였다.


그런 신뢰를 얻게 한 가장 큰 요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용각산에 대한 우리의 자신감과 확신이었다. 다른 기업과 달리 직접적으로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것이 제약업이기에 만약 좋은 약이라면 수익성 여부를 떠나 소비자들에게 그 효과가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고, 나는 용각산이야말로 바로 그 대표적인 경우라고 확신했다. 이런 확신이 있었기에 모두에게서 무모하다는 말을 들으면서까지 용각산의 효능을 알리고자 노력했던 것이다.


용각산의 가장 결정적인 공로는 매출액 증가에 있는 것도, 보령제약의 인지도확산에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보령제약은 품질 좋은 약을 만들어 파는 회사’라는 신뢰를 심어준 것이었다. 확신은 의지를 낳고, 그 의지는 언젠가 신뢰를 잉태하는 법이다.

김용발 기자 kimybc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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