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호 보령제약그룹회장 자서전/27/광고의 참의미

2015.06.01 06:51:01

광고의 역기능을 조심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때로 과장되고 왜곡된 광고는 소비자를 혼돈에 빠뜨리고 나아가 심각한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히게 될 수도 있다. 다만 이 같은 부정적인 측면이 아닌, 정직하고 확신을 가진 광고라면, 오늘날 같이 많은 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에게 정당한 알 권리를 제공하는 훌륭한 정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변함없는 나의 생각이다.


용각산에 이어 구심과 기응환이 나란히 성공을 거두면서 보령제약은 명실상부한 ‘생약전문 메이커’로 그 기반을 굳히게 되었다.


70년대로 넘어오면서도 용각산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거대 품목으로 시장에 진출해 있었고, 구심과 기응환 역시 ‘대표적인 심장약’과 ‘어린이용 만병통치약’이라는 인식 속에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었다.
이들 제품이 그 효능 면에서 널리 인정을 받은 점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게 한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는 일이다. 그러나 여기에 덧붙여 이들 제품과 보령제약의 위상을 더욱 높이게 한 힘이 바로 광고에 있었다.



앞서도 얘기한 바와 같이 나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제품이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길을 여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크고 작은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경우--바로 제약업의 경우라면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아무리 효능이 좋은 약이 있다 한들 그 효능을 알리고 나아가 그 효능을 함께 나누게 하는 일을 게을리 한다면 그 또한 올바른 제약인의 길이라고 하기는 힘들 것이다.
물론 제품의 품질을 부풀리거나 왜곡해서 광고하는 기업주가 있다면 그것은 돈에 눈이 먼 파렴치한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제약업의 경우라면 그런 행위를 하는 자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범죄자가 아닌가. 다만 자신이 만든 제품에 대해 그 품질을 확신하고 정직하게 그 내용을 알리는 일이라면 그 때의 광고는 언론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도 있다.


용각산이 처음 나왔을 때 나는 누구보다 그 효능을 확신했었고, 그 때문에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광고비를 부담할 수 있었다. 광고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나의 생각은 이렇듯 다소 고집스럽다고 할만하다.
다소 엉뚱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옛날 설화 하나를 되짚어보자.


옛날 백제의 무왕(武王)은 어려서 마(麻)를 캐다가 홀어머니를 봉양했으므로 사람들은 그를 서동(薯童)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러던 그는 신라 진평왕의 셋째 공주인 선화가 아름답다는 말을 듣고 서라벌을 찾아가 마를 나누어주며 아이들과 친해진 후 ‘선화공주가 남몰래 정을 통해 서동님을 밤마다 찾아 간다’는 노래를 부르며 다니도록 했다. 이 소문이 대궐까지 들어가 선화공주는 귀양을 가게 되었고, 이에 서동이 나타나 자초지종을 말한 후 백제로 데리고 와 아내로 맞았다. 후일 서동은 백제의 왕이 되고 선화는 왕비가 되었다.


이 설화만을 놓고 보면 우리나라 최초의 광고인이 바로 백제 무왕이었다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가 만든 서동요(薯童謠)는 광고 문안이자 CM송이며, 그가 이용한 아이들의 입은 바로 매스컴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무왕의 전략이 진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가 선화라는 공주 신분의 여인을 행복하게 만들 자신이 없었다면, 그리고 결국 선화 또한 그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다면 그 ‘광고’가 무슨 의미를 지닐 수 있었겠는가.


광고의 역기능을 조심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때로 과장되고 왜곡된 광고는 소비자를 혼돈에 빠뜨리고 나아가 심각한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히게 될 수도 있다. 다만 이 같은 부정적인 측면이 아닌, 정직하고 확신을 가진 광고라면, 오늘날 같이 많은 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에게 정당한 알 권리를 제공하는 훌륭한 정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변함없는 나의 생각이다.
이런 측면에서 나는 용각산에 이어 구심과 기응환의 경우에도 적극적인 광고 전략을 마련하였다.

김용발 기자 kimybc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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