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 자서전/28/“이 소리가 아닙니다, 이 소리도 아닙니다.....”

2015.06.08 07:21:30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광고가 바로 그 유명한 “이 소리가 아닙니다. 이 소리도 아닙니다. 용각산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라는 멘트의 TV광고였다. 당시 인기 있었던 중견 성우 최응찬의 목소리에 실렸던 이 카피는 미세한 분말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과학적으로 재치 있게 표현함으로써 오래도록 시중의 유행어가 되었다.


당시만 해도 TV를 제외한 라디오와 신문 광고의 대부분은 제약회사의 광고로 장식될 때였다. 그만큼 약품광고가 성행하고 있었고, 소비자들은 그 어떤 제품보다 약에 대한 정보를 가까이 할 수 있었다. 제약회사들은 신제품이 나오면 으레 상업광고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또 실제로 광고를 하면 큰 효과를 보았다.


그중에서도 보령제약은 신문과 라디오는 물론 TV에까지 광고공세를 펼쳐 시장에 두각을 나타냈다. 통상적으로 대다수의 제약회사들은 총매출액의 10-15%를 광고비에 투입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였는데 우리는 다른 회사의 두 배에 이르는 비율을 광고비로 투자했다.


그렇다고 우리의 광고전략이 물량면에서만 치우친 것은 아니었다. 보령의 광고는 초기부터 물량 못지않게 광고 패턴도 독특해서 어떤 회사보다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을 들었다.


먼저 용각산의 경우 ‘순수생약’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물 없이 먹을 수 있다‘는 복용상의 간편함을 부각시키는 데 초첨을 맞추었다. 아울러 ’기관지와 성대를 보호하자‘는 캠페인을 병행하면서 소비층을 교사나 성우, 아나운서 등 특수 전문직에서부터 착한 공기 속에서 일하는 엔지니어, 운전사, 광부 등에게 확대되도록 하자는 전략이었다.


특히 당시 신문에 실었던 굴뚝 청소부 광고는 많은 사람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복잡한 도심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굴뚝 청소부의 뒷모습과 함께 헤드라인에 ‘굴뚝 청소부는 이제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실은 이 광고는 지나간 날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동시에 공해의 심각성을 부각하고 있어, 기침과 가래 치료약 광고로 가장 적절한 화제작이라는 반응을 얻었다. 당시 광고문안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었다.
한겨울이면 징을 울리며 골목골목을 누비던 굴뚝 청소부.


굴뚝 청소부가 없어진 것은....연료 근대화의 결과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연료근대화가 몰고 온 매연과 가스는 굴뚝 청소부의 애환과 애처러움보다 훨씬 크고 심각한 위험과 비애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굴뚝청소부가 사라지듯이 해로운 매연과 가스가 사라질 수는 없을까요.
매연과 가스로부터 목을 보호합시다.


이 광고는 그 후 청소부의 위치를 정반대로 해 놓음으로써 극적 효과를 거두었다. 처음에는 걸어가는 뒷모습이었으나 나중엔 돌아서 있는 모습이어서, 광고가 의도하는 굴뚝 청소부의 이미지를 금방 알 수 있게 해주었다. 한마디로 굴뚝 청소부를 등장시켜 매연과 각종 공해로 더럽혀진 기관지와 성대를 보호하자는 메시지를 준 것이다.


이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광고가 바로 그 유명한 “이 소리가 아닙니다. 이 소리도 아닙니다. 용각산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라는 멘트의 TV광고였다. 당시 인기 있었던 중견 성우 최응찬의 목소리에 실렸던 이 카피는 미세한 분말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과학적으로 재치 있게 표현함으로써 오래도록 시중의 유행어가 되었다.


구심의 경우는 ‘심장은 건강의 요처(要處)’라는 헤드라인 아래 심장모형을 그려놓고 귀중 동식물성 생약을 배합한 심장약임을 강조하는 광고를 필두로 혹사당하는 심장을 구하자는 내용 등 주로 캠페인성 광고로 일관했다.


특히 구심은 약의 특수성 때문에 주로 성인 장년층을 대상으로 광고를 시도했는데, 그 중에서도 ‘꼬마에 뒤지는 아빠의 주력(走力)’이라는 헤드라인과 함께 앞서 달리는 아이와 뒤에 처지는 아빠를 일러스트로 처리한 광고는 일상생활 속에서 소홀히 하기 쉬운 중노년기의 심장 질환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하는 데 효과를 나타냈다.


구심은 그 후 영화배우 김석훈을 모델로 하여 TV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김석훈은 실제로 심장이 좋지 않아 그 자신이 촬영 도중 처음으로 구심의 약효를 체험하고 그 제서야 실감나는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기응환은 초기부터 “꼭 통표를 확인하세요”라는 카피를 빠뜨리지 않았다. 이것은 이 약품이 보령제약에서 기술제휴로 발매하기 훨씬 전에 국내에 들여와 판매된 적이 있는 유명약품이었기 때문에 그 때의 인식을 상기시키자는 의미에서 강조하여 삽입한 것이었다. 이 광고 역시 젊은 어머니가 주 고객층이었던  이 약의 소비자들에게 뜻밖의 궁금증을 불러 일으켜 광고효과를 더욱 배가시키는 결과를 나타냈다.

김용발 기자 kimybc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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