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 자서전/29/3원제 DM광고전략의 성공과 교훈

2015.06.10 07:22:07

무려 26만 통이 넘는 애용자 카드, 그 하나하나가 지금까지도 내게는 소중한 사신(私信)이다. 그 속에서 나는 거듭 이런 경구(警句)를 읽을 수 있었다.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라, 그리고 그 신뢰를 지키기 위해 더더욱 노력하라.”


용각산과 구심, 기응환 등 일본과의 기술제휴로 생산한 제품들의 판매가 활발해지자 우리는 이들 세 제품의 판촉에 더욱 주력했다. 그 같은 판촉활동 가운데에서 가장 적극성을 띤 것이 바로 1963년부터 시행한 ‘3원제(元制)DM(Direct Mail)’전략이었다.


3원제 DM이란 고려대학교 김동기 교수가 제안한 것으로서,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소비자가 소개하는 제3의 구매 가능 대상자 상호간을 연결시켜 판촉에 활용하고, 동시에 체계적으로 고객을 관리하기 위한 광고전략이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우리 회사의 전 제품에 애용자카드를 동봉하여 제품을 소개하거나 권유하고, 나아가 품질에 관한 평가를 수렴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동봉된 카드에는 각 제품의 사용 동기와 제품의 구입 경로, 그리고 사용 후 소감과 제품에 대한 희망사항을 적어 보낼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제품을 권할 만한 다른 사람을 소개할 경우 일일이 판촉물을 우송해 주기도 했다. 소비자가 카드를 보내준 경우 단 한 사람도 빠뜨리지 않고 감사의 마음을 담은 인사장을 보내줌으로써 애용자카드는 우리 회사와 소비자와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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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가 수집되면 3개월마다 한 번씩 추첨을 실시, 응모자 가운데 25명을 뽑아 소정의 상품을 전달했다. 추첨을 할 때는 내가 직접 참관을 함으로써 고객의 관심과 성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나타냈다.
1973년부터 3년 4개월에 걸쳐 통계를 낸 결과 이 기간 동안 우송되어 온 애용자 카드는 모두 26만3,600여 통으로서 월 평균 접수카드는 8,120여 통에 이르렀다.


이 같은 기대 이상의 반응도 반응이려니와 내가 더욱 감사히 여겼던 것은 대부분의 카드가 고객들의 소중한 의견으로 가득 차 있었다는 것이다. 애용자 카드를 보낸다는 것은, 더욱이 일일이 내용을 기재하여 보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우리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돈독한 신뢰감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었으므로, 어떻게 그 관심과 신뢰에 감사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만큼 하나 하나가 소중한 고객의 마음이기에 우리는 접수된 카드를 제품별로 분류한 후 발송자에게 반드시 회신을 보내서 회사의 뜻을 전달했다.
고객의 관심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알리고자 한 것이다. 아울러 회사의 입장에서 활용할 부분은 면밀한 검토를 거쳐 해당부서에 전달하고 그 결과를 점검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방법은 단순히 판매시장을 타진하거나 고객의 반응을 체크하는 수준을 넘어 장기적인 계획 수립의 한 방편이자 기업 전체의 규모와 성격을 점검해보는 척도가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 때 그 때 기업이미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해서, ‘살아있는 광고’라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3원제 DM 전략의 성공을 거울삼아 나는 광고가 갖는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먼저 진정한 광고는 제품에 대한 오너의 확고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누구보다 생약제제의 효능에 대한 신념이 있었고, 그 신념이 있었기에 용각산과 구심, 기응환의 광고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수 있었다. 좋은 제품을 널리 알려 그 가치를 소비자와 나누어야 한다는 믿음....그것이야말로 우리 광고의 성공 요인이었던 것이다.


아울러 나는 3원제 DM의 성공으로 고객으로부터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 제품을 구매해 준 것만 해도 감사한 일인데, 동봉한 엽서를 일일이 작성하여 우송해 준 정성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이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만약 우리가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만하 제품을 생산하지 못했다면 그 같은 고객의 성원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무려 26만 통이 넘는 애용자 카드, 그 하나하나가 지금까지도 내게는 소중한 사신(私信)이다. 그 속에서 나는 거듭 이런 경구(警句)를 읽을 수 있었다.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라, 그리고 그 신뢰를 지키기 위해 더더욱 노력하라.”

김용발 기자 kimybc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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