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 자서전/32/새로운 미래를 여는 전령, 겔포스

2015.06.24 07:56:55

내 예상대로 발매직후부터 겔포스는 국내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고, 특히 그 약효가 탁월해서 직장인, 학생, 주부, 노인,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에서 인기를 끌었다. 언제 어디서나 복용하기 편하게 만들어진 ‘주머니 속의 위장약’이자 국내 최초의 1회용 액체위장약 겔포스---그것은 새로운 보령의 미래를 여는 전령이었다.


헤파리겐 발매를 전후하여 나는 또 다른 유럽의 제약 회사와 기술제휴 및 원료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1972년 3월에 협약을 체결한 프랑스의 비오테락스가 본격적인 기술제휴선 다변화전략의 세 번째 회사였다.
나는 비오테락스가 생산하고 있는 다양한 의약품 가운데 특히 한 제품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겔포스(Gelfos)라는 이름을 가진 위장약이 바로 그것이었다.


내가 비오테락스를 새로운 기술제휴선으로 선택한 직접적인 동기가 바로 이 겔포스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겔포스는 당시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던 위장약으로서 그 판매물량이 연간 10억 포 이상에 이르고 있을 정도였다.




간장약과 더불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의약품가운데 하나가 바로 위장약이라는 것이 내 판단이었다. 짜고 맵게 먹는 게 습관화되어있는 한국인들에게 오래 전부터 위장 질환은 어느 질병보다 만연되어 있는 병으로서, 특히 해방 후에는 고혈압, 심장병과 더불어 3대 주요 질환의 하나가 되었다. 게다가 술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사회분위기를 반영할 때, 장차 한국인에게 가장 필요한 치료제로 위장약을 꼽지 않을 수 없었다.


겔포스는 액체가 유동성(流動性)을 잃고 고정화된 상태, 즉 콜로이드(Colloid)타입으로 생산되는 제품이었다. 제형(劑型)부터가 특이해서 휴대하기 간편했고, 휴대하기 좋으니 정시(定時) 복용하기가 수월했으며, 1회용 정량을 포장해 놓아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가 있었다.


따라서 사무실에서도, 여행 중에도, 또 기타 현장 작업 도중에도 복용이 수월했는데, 겔포스의 인기는 그 약효와 더불어 이 같은 휴대 및 복용의 간편함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나는 겔포스의 이 같은 장점을 눈여겨 본 것이다.


사회가 고도산업화 되어가면서 현대인은 시간이나 장소의 제약을 받는 경우가 더욱 많아졌다. 그만큼 약의 복용 시간이나 횟수를 지키는 일에 소홀해지기 쉬운 게 현실이었는데, 이 같은 분위기에서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 하나만으로도 겔포스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겔포스의 장점이 이 같은 편리성에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었다. 아무리 복용하기 편하다 해도 그 약효가 신통치 못하면 제 아무리 간편하고 편리한 약이라도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 아닌가.


겔포스는 두 가지 겔(Gel)로 되어 있었는데, 그 하나는 인산알루미늄 겔이고, 다른 하나는 천연 겔인 펙틴(Pectin)과 한천(Agar-Agar)이었다. 이들이 상호 작용과 보완을 통해 신속하고 효과적인 치료효과를 위장 관에 전달하도록 되어있었다. 겔포스는 말하자면 소화기관의 코팅제로서, 공격인자로부터 손상된 조직과 점막을 격리하여 상처를 아물게 하는 치료제였다. 또 해독작용을 갖고 있어서, 만약 독물이나 가성(苛性)물질을 먹은 환자가 있을 때 즉각적인 위세척이 불가능할 경우 임시방편으로 즉각 겔포스를 복용시키면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내 예상대로 발매직후부터 겔포스는 국내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고, 특히 그 약효가 탁월해서 직장인, 학생, 주부, 노인,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에서 인기를 끌었다. 언제 어디서나 복용하기 편하게 만들어진 ‘주머니 속의 위장약’이자 국내 최초의 1회용 액체위장약 겔포스---그것은 새로운 보령의 미래를 여는 전령이었다.

김용발 기자 kimybc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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