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호 회장 자서전/46/보령제품의 첫 해외나들이

2016.05.23 06:51:40

보령제약이 처음 생산한 고려인삼차, 안양공장 생약제조시설 이용

나는 남들이 평생 단 한 번도 힘들다는 홀인원을 세 번이나 기록했다. 그 처음은 구심 발매 협의차 일본을 방문했던 1980년 3월 니혼 칸트리 클럽에서였고, 두 번째는 1983년 5월 안양 CC, 세 번째는 1989년 9월 여주 CC에서였다. 비약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 기분 좋은 순간마다 세계를 향해 힘찬 샷을 날리는 보령의 꿈을 그려보곤 했다.


70년대 중반 이후 유력한 수출전략상품을 모색해오던 우리가 그 가능성을 발견한 쪽이 바로 인삼제품이었다.
당시 해외에 그 신비한 효능이 널리 알려지고 있던 인삼 제품류는 관련 품목의 수출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 있었다.
인삼의 경우 이미 생약 생산에 필요한 각종 설비를 갖추고 있는 우리로서는 아주 적합한 수출품목이 될 수 있었다. 더욱이 ‘생약의 명문’이라는 기업이미지를 굳힌 터에, 장차 한국의 대표적인 생약이라고 할 수 있는 인삼제품을 수출하는 것은 기존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보령제약은 1977년 1월, 그동안 인삼제품을 생산해오던 한국인삼제품정제사를 인수 합병하였다. 이어 첫 수출상품으로 결정한 인삼제품은 ‘고려인삼차’였고, 그 첫 대상국은 서독이었다. 1977년 6월, 6,240달러 어치의 고려인삼차 1,200상자가 처녀 수출되었는데, 이로써 보령제약의 해외시장 진출이 조심스럽게 그 서막을 올리게 된다.
이어 미국과 유럽 등지로 5만달러 이상의 수출을 기록함으로써 첫 해외시장 진출로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기록했다.



보령제약의 첫 해외수출품이 된 인삼제품들.


보령제약이 처음으로 생산한 고려인삼차는 안양공장의 생약제조시설을 이용, 인삼원액을 저온에서 추출 및 농축한 원료를 사용함으로써 기존제품에 비해 품질이 고급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장점은 추후 수출품의 제값 받기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비록 의약품은 아니었지만 고려인삼차는 ‘보령’이라는 이름을 단 우리의 생산제품이 처음으로 외국 땅을 밟았다는 데 의미를 둘 만한 일이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수출과 관련한 경험을 얻음으로써 장차 본격적인 해외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쌓을 수 있었다.
 그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우리는 1980년 5월, 치료의약품으로는 처음으로 위장약 겔포스를 자유중국에 수출하게 되었다. 겔포스의 수출은 해외제휴선과 꾸준히 업무협의를 거친 끝에 얻어낸 결과였다.
나는 당시 외국업무 담당 김돈기(金敦基) 이사를 자유중국 의약품 제조 및 수출입업체인 스림사(社)에 파견하여 교섭을 벌이도록 하는 한편, 현지 시장을 두루 조사하도록 했다. 김이사의 노력에 힘입어 스림사에서도 1979년 5월부터 해외 담당상무를 보령제약에 파견하여 겔포스의 동남아시장에 대한 수출문제를 협의하였고, 마침내 창사 이래 의약품으로서는 첫 해외수출계약을 맺기에 이르렀다. 첫 수출물량은 병포장과 휴대용 포장이 각각 4만8,000개씩이었다.
겔포스의 수출은 의약품의 원료가 아닌 완제품을 수출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었다. 한 해 전인 1979년 멕시코에 항생제물질의 합성기술을 수출한 경험이 있었으나, 겔포스를 통해 완제 의약품 수출의 길을 열게 됨으로써 이 분야의 생산기술에 있어서도 마침내 국제적인 인정을 받게 되었던 것이었다.
1980년 당시 국내 약품 실적은 연 7,500만 달러 수준이었고, 그나마 수출 총액에서 완제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이처럼 실질적인 의약품수출이 극히 미미한 상황에서, 본격적인 치료의약품개발에 들어간 지 불과 5년만에 수출업체 대열에 낄 수 있었던 것은 분명 보령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일이었다.
나는 남들이 평생 단 한 번도 힘들다는 홀인원을 세 번이나 기록했다. 그 처음은 구심 발매 협의차 일본을 방문했던 1980년 3월 니혼 칸트리 클럽에서였고, 두 번째는 1983년 5월 안양 CC, 세 번째는 1989년 9월 여주 CC에서였다. 비약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 기분 좋은 순간마다 세계를 향해 힘찬 샷을 날리는 보령의 꿈을 그려보곤 했다.

김용발 기자 kimybc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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