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옥 코리아나 화장품회장의 저서 ‘양재천을 거닐며’(아흔의 경영인)를 읽고서...

2022.10.31 09:10:44

27세에 동아제약 공채 1기로 입사, 말단 사원에서 상무를 거쳐 계열사 라미화장품 대표이사와 창업까지 이야기 담아
김용발 (메디팜헬스뉴스 발행인),일선 기자때 인연 30년 이상 이어와

 유상옥(兪相玉)코리아나 화장품회장은 한강포럼회원이다. 수년 전부터는 거동이 불편해 한강포럼의 강연회나 한강포럼에서 주최하는 국내외 여행 등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연회비는 빠짐없이 지불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하지만 건강관리를 잘 해 혈색이 너무 좋다.


 유회장은 필자가 존경하는 기업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일선기자 때부터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분이다.  필자는 지난 10월 28일 정오 유회장이 오랜만에 식사를 같이 하자고 초대해서 압구정동 코리아나 화장품 박물관에 있는 유회장의 집무실을 찾았다. 초대받은 인사는 필자 외에 유회장과 가깝게 지내는 식품회사 회장과 제약회사 회장도 와있었다.


 유회장은 최근에 집필한 책이라며 필자를 비롯한 일행 세 사람에게 ‘양재천을 거닐며’라는 저서를 건네주었다.  국배폰 240페이지의 양장지에 화보를 겉들인 이 책은 유회장이 27세의 젊은 나이에 동아제약 공채 1기로 입사, 말단 사원에서 과장, 실장, 이사, 상무, 계열사 라미화장품 대표이사에 이르기까지 기업가 정신으로 30여년의 젊은 청춘을  바쳐온 이야기가 담겨있다. 일종의 사진에세이다. 유회장이 최근 사진으로 기록한 일상과 지난 5년간 집필한 수필과 칼럼 20여편을 엮은 책이다.


 또 동아제약을 퇴직한 후에는 장만기원장이 운영하는 인간개발원을 통해 만난 윤석금 웅진그룹회장과 함께 코리아나 화장품을 창업, 회사를 고속성장시킨 이야기가 나온다.


 이밖에도 이 책에는 유회장이 유명한 컬렉터로서 수집한 유물 200여점을 국립박물관에 기증한 이야기, 덕수상고와 고려대 상대동문들과 얽힌 이야기 등을 실었다.


 유회장은 20여년 전 도곡동 양재천 부근 대림타워에 터를 잡고 살아오고 있다. 이곳은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곳이다. 자연풍경의 양재천이 흐르는 곳이기도 하고, 고층건물 옆으로 차량이 쉴 사이 없이 달리는 번화가이기도 하다. 숲길 아래 양재천에는 냇물이 흐르고, 물속에는 잉어들이 노닌다. 하얀 해오라기, 산비둘기, 까치, 참새 등 온갖 새들을 구경할 수도 있어 시골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모습이다. 유회장은 매일 아침 이곳을 산책하며 건강을 챙기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을 ‘양재천을 거닐며’로 정하고, 부제목을 ‘아흔의 경영인’으로 정한 것은 유회장이 올해 90세의 경영인으로서 매일 양재천을 거닐며 체력을 단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난 20년간 양재천 주변을 거닐며 세상의 변화를 즐겨온 자신의 일상생활과 기업가 정신으로 코리아나 화장품을 업계 3위로 성장시킨 경영인의 모습, 문화를 향유하는 삶과 뜻을 함께 한 동지들과의 만남 등이 담겨있다.


 유회장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결코  좌절하지 않는 불사조같은 삶을 살아왔다. 한마디로 오뚝이 같은 인생을 살아온 것이다. 그는 1933년 충남 청양에서 태어나 덕수상고를 거쳐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왔다. 1959년 동아제약 공채 1기로 입사해 상무, 계열사 라미화장품을 거쳐 그의 나이 55세에 코리아나 화장품을 창업했다. 그의 자전적 에세이 ‘33에 나서 55에 서다’라는 책은 1933년에 태어나서 55세인 1988년에 코리아나화장품을 설립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는 위기가 닥칠 때마다 이를 묵묵히 참고 슬기롭게 극복해왔다. 필자가 가끔 유회장 사무실에 들르면 그는 꼭 박카스를 마시라고 권한다. 그는 한때 박카스 공장 건설본부장이라는 직책을 맡으면서 박카스를 성장시켜온 장본인이다. 그럼에도 그는 동아제약 내의 다른 경쟁 임원으로부터 모함을 당하고 본사에서 밀려나 적자 투성이인 계열사 라미화장품 사장으로 좌천되었다. 유회장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을 해 동아제약을 성장시킨 장본인이었으나 계열사로 발령받았을 때의 심정은 하늘이 노란할 정도의 청천벽력과도 같았다고 한다. 그러나 유회장은 이를 꾹 참고 그만의 탁월한 경영노하우로 만성적자인 라미화장품을 흑자기업으로 전환시켰다.


 유회장에게는 또 하나의 시련이 다가왔다. 이번에는 본사의 경쟁임원이 “유회장이 라미화장품의 종업원 월급을 터무니없이 인상시켜 그룹 내 형평성을 깼다“고 회장에게 고자질을 한 것이다. 유회장은 할 수 없이 라미화장품을 떠나 박카스 병을 만드는 동아유리 사장으로 발령받았다. 유회장은 이 때 자신이 설자리가 없다는 것을 느끼고 30년동안 몸바쳐 일해온 동아제약을 떠나 코리아나 화장품을 창업, 업계 3위로까지 고속 서장시킨 신화를 이룩했다. 한마디로 전화위복이 된 것이다.


 보통사람이라면 동아제약에 대한 애증이 교차하여 서운한 감정을 드러낼 만도 한데 유회장은 그렇지 않다. 자신이 코리아나 화장품을 창업, 업계 3위로 고속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동아제약에서 경영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그는 기업경영에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술품이나 서예 등 컬렉터로서도 유명하며, 수 십권의 수필 책을 저술할 정도로 글재주도 뛰어나다. 그는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고 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 고대, 이대, 중대 등에서 겸임교수로 후학양성에도 힘썼다.


 그는 이 같은 노력과 헌신의 결과 국민훈장 모란장과 문화훈장 옥관장을 받았으며, 2002년 조선일보가 발표한 ‘한국을 움직이는 100대 CEO'에 선정되었으며, 한국능률협회로부터는 ’2003년 한국의 경영자상‘을 받았다.
 유회장은 대한화장품협회 회장과 국립중앙박물관 회장, 한국CEO포럼 공동대표, 덕수상고 총 동창회장 등을 역임했다.


 미술품 수집가로 널리 알려진 유회장은 강남구 언주로에 수십년간 수집한 유물과 미술품을 기반으로 ‘스페이스 씨’를 설립하여 코리아나 박물관과 미술관을 운영하면서 상시 출근하고 있다.


 요즘에도 유회장은 찾아오는 손님과 집무실에 놓인 박카스를 함께 마시며 동아제약에서의 열정 가득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즐거운 삶을 살고 있다

김용발 기자 kimybc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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