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인삼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한약재 ‘단삼’이 암·심혈관계·간보호·신경보호 효과에 탁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희대학교(총장 한균태) 한의학과 김봉이 교수팀이 한약재 ‘단삼(丹蔘, Salvia miltiorrhiza BUNGE)’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의 치료제로 잘 알려진 단삼의 효능을 암·간·신경계 질환까지 넓혀 입증했다.
이번 논문에는 한의학과 정인용(15학번), 김혜린(15학번), 문성철(14학번), 이혁(17학번)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정인용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한 논문은 ‘Overview of Salvia miltiorrhiza as a Potential Therapeutic Agent for Various Diseases: An Update on Efficacy and Mechanisms of Action’라는 제목으로 SCIE급 국제 학술지인 <Antioxidants>(JCR Q1, 영향력 지수 5.014)에 지난 9월 13일 게재됐다.
단삼은 인삼의 형태를 닮은 붉은 빛의 뿌리 한약재다. 이번 연구에서는 다년생 초본식물인 단삼의 치료 효능과 조절 기전을 정리했다. 단삼의 치료 효과는 많은 실험 연구를 통해 이미 밝혀져 있다. 다만 그 결과가 산발적으로 퍼져 정리돼 있지 않다. 여러 질환에 대한 통합적 의견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김 교수 연구팀은 관련 논문 300여 개를 검토하고 그중 45개 논문을 분석했다.
심혈관부터 암, 간, 신경계 질환에 나타난 단삼 효능을 정리해 네 가지 질환군을 모두 다룬 논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한약재 단삼에 대한 현대 약리학적 연구 결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를 토대로 한약재 단삼이 가지는 다면적인 치료 효능과 기전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가 가능하게 됐다.
한약재 단삼은 다양한 질환에 치료 효과를 보이는 잠재력 가진 약재로 평가된다. 특히 암·심혈관·간·신경계 등 네 가지 질환에서 효능을 보인다. 첫째로, 단삼은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단백질과 신호전달경로를 조절하면서 항암효과를 낸다. 둘째로, 전염증·전섬유성 사이토카인(cytokine)의 발현을 억제하고 항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을 증가시켜 심혈관계 질환, 특히 허혈성 심질환(ischemic heart disease)에 대한 치료 효능을 보인다. 셋째로, 단삼이 가진 기본 효과인 항산화·항염증·항섬유화·항세포자멸사 등을 통해 알코올성 간질환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으로 양분되는 간 질환 전반에 대하여 간보호효과(hepatoprotective effect)를 발휘한다. 마지막으로, 단삼은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및 허혈성 뇌졸중(Brain ischemic stroke)을 비롯한 다양한 신경계 질환에 신경보호효과(neuroprotective)를 나타낸다.
단삼의 효능을 정리한 이번 논문은 앞으로 연구 방향이나 임상 활용 방안을 제시하고 인식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경희대 한의학과 김봉이 교수는 “이번 논문은 기존의 한정적인 효능에서 범주를 넓히고 체계적으로 정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300여 개의 논문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어 주고, 일반 시민도 이해할 수 있게 질환군별 도표로 정리했다는 게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제1저자로 참여한 한의학과 정인용 학생은 “이번 논문에서는 과학적으로, 실험적으로 입증된 단삼의 효능을 리뷰했기 때문에 한의사가 임상에 활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줬다고 본다”며 “단삼의 치료 효과를 정리한 이번 논문은 추가 연구를 위한 지침서로 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