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외국의 수가계약제도 사례 연구」 정책현안분석을 발간하고, 우리나라 수가계약제도의 구조 개선과 협상 신뢰성 확보를 위해 해외 사례를 참고한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캐나다, 호주,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의 수가계약제도를 비교·분석해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연구원은 2001년 도입된 우리나라 수가계약제도가 합리적이고 공정한 협상을 취지로 출발했지만, 실제로는 구조적 한계와 대등성 부족, 협상 범위 협소, 불투명한 절차 등 문제점이 지속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성에서 가입자 중심 구조가 강하고, 협상 결렬 시 건정심의 일방 결정 구조가 공급자 협상력을 약화시킨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해외 사례 분석을 통해 "캐나다 BC주의 MSC, 독일 연방공동위원회(G-BA), 프랑스 보험자연합과 의사조합, 일본 중앙사회보험의료협의회 등은 보험자·공급자·공익 대표가 균형 있게 참여하는 협상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중재· 조정 시스템인 BAF와 독일의 G-BA는 협상 결렬 시 독립적·중립적 중재 방식을 운영해 신뢰성과 공정성을 담보한다"고 밝혔다.
캐나다와 프랑스의 경우 의사회가 수가 권고안을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협상 기구가 이를 검토·승인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독일의 경우 계약 범위도 의료수가뿐만 아니라 인력 배치, 질 관리, 지역 불균형 해소, 지불보상 방식 개선 등 포괄적 내용을 포함한다고 전했다. 또한 연구원은 이들국가에서 협상 과정과 결과를 전면 공개하고, 2~5년 단위의 다년 계약으로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원은 보고서에 ▲대등한 협상 구조 보장 ▲협상 범위 확대 ▲독립적 중재·조정기구 법제화 ▲협상 전 과정 투명화 등을 우리나라 제도 개선 방향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