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성·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의 치료 선택지가 확대됐다. 2026년 4월 1일부터 3차 치료제 ‘엡킨리(엡코리타맙)’가 건강보험에 신규 등재되면서다. 환자단체는 이를 환영하면서도 치료 전반의 접근성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백혈병혈액암환우회는 6일 논평을 통해 “엡킨리의 급여 등재는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밝혔다.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은 진행이 빠른 공격적인 혈액암으로, 1차 표준치료 이후에도 상당수 환자가 재발하거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다. 특히 두 차례 이상 치료에 실패한 경우에는 선택 가능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고 예후도 좋지 않아,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엡킨리는 CD20을 발현한 암세포와 T세포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특이성 항체 치료제로,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별도의 세포 채집이나 제조 과정이 필요 없는 피하주사 형태의 기성품 치료제로, 환자 상태에 따라 신속한 투여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급여 적용은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이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기존에 이중특이성 항체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에 한해 인정된다. 약가는 4mg 59만7990원, 48mg 688만140원으로 책정됐으며, 총액제한형 및 환자단위 사용량 제한형 위험분담계약이 적용됐다. 또한 중증 질환 치료제이자 소수 환자 대상 약제라는 점을 고려해 경제성 평가 자료 제출이 생략됐다.
환우회는 “이번 급여 적용으로 치료 접근성과 비용 부담이 완화되면서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들도 보다 신속하게 치료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환우회는 DLBCL 치료 환경 전반의 개선 필요성도 함께 제기했다. 특히 1차 치료 단계에서의 접근성 지연 문제를 지적하며, “치료는 ‘제때’ 시작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5년 7월 제6차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한 이후 9개월째 진전이 없는 1차 치료제 ‘폴라이비’에 대한 논의도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며 “재발·불응 환자뿐 아니라 초기 치료 단계까지 포함한 전반적인 치료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환우회는 “치료제의 존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환자의 상태와 질병 진행 속도에 맞춰 적시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