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 환자 가족 돌봄 부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가족 관계 좋을수록 가족 돌봄 제공자 삶의 질 높아" ”

  • 등록 2026.06.12 08: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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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구로병원·길병원·국립암센터 공동연구…가족 갈등은 삶의 질 저하, 가족 지지는 적응력 향상에 영향




말기 암 환자를 돌보는 가족 돌봄 제공자의 삶의 질은 가족 관계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가족 관계 평가를 통해 돌봄 부담이 큰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이유정 교수,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황인철 교수, 국립암센터 호스피스완화의료실 박소정 실장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말기 암 환자 가족 돌봄 제공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가족 관계 요인을 분석한 다기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가족 돌봄 제공자는 진행성 암 환자의 치료와 일상 돌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돌봄으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겪으며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부담은 환자 돌봄의 질뿐 아니라 의료진과의 의사소통, 치료 결정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기 평가와 지원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2021년 9월부터 2024년 3월까지 국내 9개 호스피스 병동에서 진행성 암 환자를 돌보는 가족 돌봄 제공자 170명을 대상으로 다기관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에서는 가족관계평가척도(FRAS)를 활용해 가족 간 지지와 갈등, 친밀감 등을 평가했으며, 한국어판 암 환자 가족 돌봄 제공자 삶의 질 지수(CQOLC-K)를 이용해 돌봄 부담과 적응 수준, 삶의 질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가족 관계가 긍정적일수록 가족 돌봄 제공자의 삶의 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족 간 갈등은 삶의 질 저하와 가장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으며, 가족의 지지는 돌봄 상황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보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영향은 젊은 연령층, 무직 상태의 돌봄 제공자, 사회적 지지나 회복탄력성이 낮은 사람, 돌봄 서비스 만족도가 낮은 사람에게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가족 관계 평가만으로도 심리적·사회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가족 돌봄 제공자를 조기에 선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족 간 갈등이 확인된 경우 상담과 가족회의, 사회복지 서비스 연계 등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할 수 있으며, 가족 지지가 부족한 경우에는 돌봄 자원 연계와 정서적 지원을 강화하는 맞춤형 지원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유정 교수는 “가족 관계가 좋은 사람의 삶의 질이 높다는 사실 자체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결과”라면서도 “이번 연구의 핵심은 가족 관계 평가만으로 향후 돌봄 부담과 삶의 질 저하 위험이 높은 가족 돌봄 제공자를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약한 가족을 조기에 발견해 상담, 교육, 사회복지 자원 연계 등의 개입을 제공한다면 가족 돌봄 제공자의 부담을 줄이고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Family Relationships as Modifiable Targets for Caregiver Quality of Life in Hospice Care: A Multicenter Study(호스피스 돌봄에서 가족 돌봄 제공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가족 관계의 역할에 관한 다기관 연구)’라는 제목으로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Current Oncology 2026년 5월호에 게재됐다.
노재영 기자 imph7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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