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 2천억원을 넘어선 알리코제약이 다시 한번 수익성이라는 시험대 앞에 섰다.
지난해 외형 성장과 함께 영업흑자로 돌아서며 실적 정상화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2026년 상반기에는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이익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국내 제약업계 전체적으로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한 상황에서 나타난 실적 후퇴라는 점에서 원인과 향후 대응전략을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알리코제약의 현재 과제는 분명하다. 제네릭과 전문의약품(ETC)을 기반으로 구축한 매출 2천억원의 외형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본지는 ‘메디팜헬스 제약기업 진단’을 통해 알리코제약의 실적과 사업구조, 연구개발(R&D), 지배구조, 정책 리스크와 향후 성장 가능성을 짚어봤다.
① 실적-매출 2천억원 시대 열었지만 상반기 다시 적자
알리코제약은 2025년 매출 2,012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매출 2천억원대에 올라섰다. 2022년 1,677억원, 2023년 1,872억원, 2024년 1,904억원에 이어 외형 성장을 지속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영업이익은 2022년 99억원에서 2023년 31억원으로 감소했고 2024년에는 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5년에는 약 1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지만 영업이익률은 0.5% 수준에 머물렀다. 당기순손실도 약 6억원 발생했다.
2026년 들어서는 상황이 다시 악화됐다.
상반기 매출은 약 952억원으로 전년 동기 1,007억원보다 5.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실적은 전년 상반기 약 27억원 흑자에서 올해 약 63억원의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도 약 13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은 약 483억원, 영업손실은 약 18억원이었다. 2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약 63억원으로 확대됐다는 것은 단순한 분기 변동을 넘어 수익구조 점검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는 매출 1,007억원과 영업이익 약 26~2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실적이 크게 개선됐던 시기다. 불과 1년 만에 영업손익 방향이 다시 바뀐 것이다.
알리코제약의 첫 번째 과제는 따라서 외형 확대보다 ‘매출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② 현안-제네릭·ETC 성장 공식, 이제 비용구조까지 봐야
알리코제약의 기반은 제네릭 전문의약품이다.
순환기와 소화기, 호흡기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ETC 제품군을 구축하고 CSO를 활용한 영업망을 통해 병·의원과 도매업체 등에 제품을 공급해왔다. 자체 제품 판매뿐 아니라 다른 제약사의 제품을 생산하는 수탁생산과 해외수출도 사업영역이다.
이 같은 사업모델은 비교적 빠른 외형 확대에는 유리했다.
실제로 알리코제약은 2022년 이후 매출을 꾸준히 늘리며 3년 만에 2천억원 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제네릭 중심 사업은 품목 간 경쟁이 치열하고 약가와 원가, 판매관리비 변화가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2025년 상반기에는 뇌혈관·심혈관·고지혈증 및 고혈압 치료제 판매 확대와 함께 마케팅수수료 등 판관비 절감이 영업이익 개선에 기여했다.
반대로 2026년 상반기 영업적자가 확대됐다는 것은 매출 감소폭 이상의 비용 부담이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하반기 실적에서 가장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지표는 단순 매출 증가율이 아니다. 매출총이익률과 판매관리비, 마케팅·영업비용, 공장 가동 효율이 얼마나 개선되는지가 핵심이다.
③ R&D·파이프라인-‘제네릭 다음’을 보여줘야 한다
알리코제약의 중장기 기업가치를 좌우할 또 하나의 축은 연구개발이다.
회사는 제네릭 의약품에 머물지 않고 개량신약과 신약,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연구개발 범위를 넓히고 있다.
공개된 개발계획을 보면 다수의 제네릭 품목과 함께 소화기계 및 호흡기계 개량신약, 안과 영역 신약 등의 개발을 추진해왔다.
이는 의미 있는 변화다.
알리코제약이 지금까지 구축한 매출 기반은 제네릭과 ETC가 중심이었다. 그러나 제네릭 경쟁 심화와 약가정책 변화가 이어질 경우 기존 제품의 판매량만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결국 개량신약과 자체 개발제품 가운데 실제 허가와 출시로 이어져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
알리코제약 R&D를 평가할 때도 ‘파이프라인 숫자가 몇 개인가’보다 ‘언제 허가받아 얼마만큼의 매출을 만들 수 있는가’를 봐야 하는 이유다.
④ 지배구조-이항구 대표 중심 경영…9월 임시주총도 주목
알리코제약은 창업주인 이항구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경영권이 형성돼 있다.
최근 공시 기준 이항구 대표와 특별관계자의 보유지분은 약 39% 수준으로 파악된다.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전문경영체제와 이사회 독립성, 내부통제 강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살펴볼 대목이다.
특히 회사는 오는 9월 11일 충북 진천 GMP동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임시주총에는 정관 변경과 김대훈 사내이사 신규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윤경식 재선임,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변경 등이 안건으로 올라 있다.
상법 개정에 따른 감사위원 분리선출 요건을 반영하는 동시에 전자투표제도 도입한다.
외형이 2천억원대로 확대된 만큼 이사회와 내부통제 시스템 역시 기업 규모에 맞게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⑤ 정책-제네릭 약가정책 변화는 피할 수 없는 변수
알리코제약을 진단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정부의 약가정책이다.
알리코제약은 제네릭 전문의약품의 비중이 높은 만큼 제네릭 약가 산정체계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다.
약가 인하는 동일한 판매량을 유지하더라도 매출과 이익을 동시에 압박한다. 특히 원료비와 생산비, 영업비용이 충분히 낮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약가만 떨어질 경우 영업이익률이 낮은 회사일수록 충격은 커질 수 있다.
알리코제약 입장에서는 단순히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자체 생산비중과 생산효율을 높이고 수익성이 낮은 품목을 정리하는 한편 개량신약과 차별화 제품, 비급여·비의약품 사업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야 한다.
정책 변화는 알리코제약에 위험인 동시에 사업구조 전환을 앞당기는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⑥ 전망-진천공장·건기식·의료기기, ‘두 번째 성장축’ 될까
알리코제약은 의약품 외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왔다.
건강기능식품과 의료기기, 여성 특화 헬스케어 등은 기존 ETC 중심 사업의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후보군이다.
여성 특화 브랜드를 중심으로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등을 연결한 사업모델도 추진해왔다. 의약품에서 축적한 브랜드와 유통 경험을 소비자 헬스케어 시장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진천 생산시설 역시 중요하다.
공장과 설비 투자가 장기적으로 원가 경쟁력과 자체 생산능력 강화로 연결된다면 알리코제약의 강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매출 증가 없이 고정비 부담만 확대된다면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
결국 공장 투자의 성패를 판단하는 기준은 시설 규모가 아니라 가동률과 생산성, 원가절감 효과다.
하반기에는 매출 회복과 함께 진천공장의 생산효율 개선 여부, 비의약품 사업 성장, 개량신약 개발 진척도를 동시에 확인해야 한다.
⑦ 종합평가-‘2천억 제약사’에서 ‘이익 내는 2천억 제약사’로
알리코제약은 지난 수년간 외형 성장이라는 첫 번째 관문은 통과했다.
2022년 1,677억원이던 매출은 2025년 2,012억원까지 확대됐다. 중소 제약사에서 연매출 2천억원대 제약사로 체급을 키운 것이다.
그러나 기업의 경쟁력은 매출 규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2022년 99억원이던 영업이익이 2024년 적자로 돌아섰다가 2025년 가까스로 흑자를 회복했고, 2026년 상반기 다시 약 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은 현재 알리코제약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숙제를 그대로 보여준다.
더구나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상장 제약사들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한 가운데 알리코제약의 매출과 영업손익이 동시에 후퇴했다는 점은 가볍게 볼 대목이 아니다.
반대로 반등할 수 있는 카드도 있다.
2천억원 규모의 기존 매출 기반과 다수의 ETC 품목, 진천 생산시설, 개량신약·신약 R&D, 건강기능식품과 의료기기 등 사업다각화 기반을 이미 갖추고 있다.
문제는 이 각각의 자산을 ‘매출’이 아닌 ‘이익’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메디팜헬스뉴스는 알리코제약의 향후 기업가치를 가를 핵심 지표로 △2026년 하반기 영업적자 축소 및 흑자전환 여부 △ETC 수익성 개선 △진천공장 가동 효율 △개량신약·신약 개발 진척 △건강기능식품·의료기기 등 비ETC 사업 성장 △약가제도 변화 대응력 △지배구조 및 내부통제 강화를 꼽는다.
알리코제약은 이제 ‘얼마나 많이 파느냐’보다 ‘얼마나 남기느냐’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매출 2천억원 돌파가 성장의 첫 번째 장이었다면, 두 번째 장의 제목은 분명하다.
‘수익성 회복과 성장의 질.’
2026년 하반기는 알리코제약이 외형 성장 중심의 제네릭 제약사에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중견 제약사로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