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녹내장 수술, 수술법보다 ‘초기 안압 관리’가 시력 보존 좌우

  • 등록 2026.09.04 08:5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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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대 연구팀, 녹내장 수술 523안 장기 추적…15.9%서 중심시력 손실
남은 시력 좋으면 ‘저안압’, 이미 나쁘면 ‘고안압’에 더 취약
“환자 시력 상태에 맞춘 수술 후 안압 관리 필요”



말기·중증 녹내장 환자의 수술 후 중심시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수술법을 선택하느냐보다 수술 직후 안압을 환자의 기존 시력 상태에 맞게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중심시력이 비교적 잘 남아 있는 환자는 수술 초기 지나치게 낮은 안압에, 이미 시력이 크게 떨어진 환자는 높은 안압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안과학교실 녹내장 연구팀은 중증 녹내장 수술 후 발생하는 중심시력 손실의 위험요인을 분석한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에 발표했다.

연구에는 세브란스병원 김찬윤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최웅락 교수와 한민형 연구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김희석 교수가 참여했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지속적으로 손상되는 진행성 질환으로 병이 말기에 이르면 남아 있는 중심시력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 치료 목표가 된다.

중증 환자는 안압을 낮추기 위해 섬유주절제술이나 아메드밸브삽입술 등을 시행하지만 일부에서는 수술 후 중심시력이 크게 떨어지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그동안에는 어떤 수술 방법이 시력 보존에 더 유리한지를 두고 논의가 이어져 왔지만, 연구팀은 수술 종류보다 수술 직후 안압 변화가 시력 예후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에 주목했다.

◇ 523안 분석…수술법에 따른 시력 손실 차이 없어

연구팀은 2005년 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중증 녹내장으로 섬유주절제술 또는 아메드밸브삽입술을 받은 환자 523안의 장기 추적 자료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체 대상의 15.9%인 83안에서 수술 후 중심시력 손실이 발생했다.

그러나 섬유주절제술과 아메드밸브삽입술 사이에는 중심시력 손실 발생률이나 최종 수술 성적에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수술 후 첫 1개월 동안 안압이 어떻게 변화하고 유지되는지가 시력 예후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분석됐다.

◇ 남은 시력 좋으면 ‘저안압’, 나쁘면 ‘고안압’ 주의

특히 수술 전 환자에게 남아 있던 중심시력 수준에 따라 위험한 안압 양상이 서로 반대로 나타났다.

수술 전 중심시력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던 환자, 즉 시력이 0.1을 초과한 경우에는 수술 초기 안압이 8mmHg 미만으로 떨어지는 ‘저안압’에 더 취약했다.

반대로 이미 중심시력이 크게 저하돼 시력이 0.1 이하인 환자는 수술 초기 안압이 21mmHg를 초과하는 ‘고안압’에서 중심시력 손실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중심시력이 상대적으로 좋은 환자에서는 지나치게 낮은 안압에 따른 황반과 시신경의 기계적인 변형이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미 중심시력이 떨어진 환자에서는 높은 안압에 따른 혈류 감소와 허혈성 손상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수술 후 초기 고안압 상태가 지속된 환자군에서는 시간이 지나도 시력 회복이 가장 좋지 않은 양상이 관찰됐다. 이는 수술 직후 지속되는 안압 상승이 장기적인 시력 예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 같은 안압 기준보다 환자별 ‘맞춤 관리’ 필요

이번 연구는 중증 녹내장 수술 후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안압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수술 전 남아 있는 시력 수준 등을 고려해 환자별로 안압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최웅락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증 녹내장 수술 후 환자들에게 일률적인 안압 관리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수술 전후 환자의 시력 상태에 맞춘 ‘맞춤형 안압 관리 전략’이 필수적임을 대규모 데이터로 입증한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중증 녹내장 환자의 수술 후 임상 관리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확립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중증 녹내장 수술 후 초기 안압 변화와 기저 시력에 따른 중심시력 손실 위험 규명(Divergent risk of central visual loss after severe-stage glaucoma surgery: the opposing roles of early postoperative hypotony and hypertension, stratified by baseline vision)’이라는 제목으로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에 게재됐다.
김용발 기자 imph7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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