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대한 종전의 고정관념을 깨고 메디테인먼트(Medi-tainment), 즉 「의료와 즐거움이 함께 있는 곳」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병원이 탄생한다. 오는 17일 오후 천주교 인천교구가 인천시 서구 심곡로에서 개원하는 국제성모병원이 그것이다.
4,300여 평(14,363㎡)의 대지 위에 지하 6층, 지상 11층, 연건평 31,600여 평(104.656㎡)의 규모로 지어진 이 병원은 한마디로 모든 공간과 시설이 「메디컬테마파크」개념으로 설계되었으며, 감염주의구역을 제외한 전체 공간과 시설이 환자는 물론 모든 시민에게 100% 공개된다.
병원과 함께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스크린 골프장과 미용실이 있으며 국내 최대 규모로 설치된 식물공장(양액과 빛으로 재배하는 청정 채소 재배지)에서는 상추, 치커리를 비롯한 각종 채소를 길러 식물재배체험을 직접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기른 야채는 환자들의 식재료로 제공된다.
병원과 함께 조성되는 264세대의 시니어타운「마리 스텔라」와 병원 사이에는 노천광장이 연중 무료로 개방되어 지역주민들을 위한 각종 예술 공연, 전시회, 벼룩시장 등의 공간으로 활용되며, 병원을 병풍처럼 둘러싼 높이 227m의 천마산에는 둘레길이 조성되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병원 지하에 조성되는 대형 주차장과 상가에는 시민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 문화시설, 오락시설 등이 들어서서 이용객들에게 다양한 흥밋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하며, 찾아오는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충분한 휴식과 소통의 공간으로 애용될 것이다.
병원이 단순한 치료공간이 아니라, 정신적인 휴식과 즐거움을 주는 진정한 힐링 공간으로, 환자들에게 첨단 의료기술을 제공함과 동시에 자연친화적인 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일상의 즐거움을 통하여 치유의 효과를 높이는 테마파크로서의 기획의도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진료시스템도 만만치 않다. 1000병상 규모의 이 병원은 25개 진료과목, 35개 진료과, 12개의 전문 진료센터로 구성되며 ▲환자중심의 진료시스템 실현 ▲세계적 수준의 첨단의료서비스 제공 ▲혁신적 중개의학 연구 활성화 ▲통합의학에 기초한 전인치료로 난치성 질환 정복 ▲다양하고 균형 잡힌 교육 및 역량 있는 의료인 양성 이라는 5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특히 미래를 겨냥한 3가지 특성화전략을 추진한다. 그 첫째는 산업화를 포함한 연구 센터의 적극적 육성이다.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제의 개발과 임상적용 △첨단의료기술 및
의료기기의 개발 △신약개발과 환자맞춤형 치료제개발 등을 통해 의료산업화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는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였던 전이재발암센터의 본격적인 활성화 전략이다. 재발되거나 전이된 암에 대해 표준항암치료와 정밀 방사선수술, 보완대체의학과 한의학적 치료까지 병행하는 전인적 통합진료가 특징이다.
세 번째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장수의학센터의 개설이다. 초 고령화시대에 대비한 이 센터는 노화에 대한 포괄적 관리와 진료를 담당하면서 대사증후군 예방, 내분비 기능 강화, 퇴행성 질환의 관리, 뇌기능의 개선, 그리고 각종 항 노화 솔루션을 제공한다.
최첨단 의료기기도 속속 도입하였다. 「꿈의 수술」이라고 일컫는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개원과 동시에 가동하며, 암치료기 인피니티(Infinity)」, 진단장비로는 인간 친화적 MRI로 알려진 「마그네톰 스카이라(Magnetom Skyra)」를 갖춘다.
지역사회에 대한 병원의 책임과 역할 또한 매우 적절하게 배분하였다. 백령도와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 5도 주민들과 주둔 장병들을 위해 정기적인 의료봉사단을 파견하며, 오는 9월에 개최되는 아시안게임의 주경기장을 바로 인근에 두고 있어 아시안게임 허브병원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감당해 나갈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지정학적 장점을 살려 중국, 러시아 등 여러 나라 에이전시들과 접촉을 계속하면서 해외환자유치에 적극 나서 암, 심뇌혈관질환 등 중증질환들을 중심으로 국제적 수준의 첨단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준비도 완벽히 갖추었다. 병원명칭을 국제성모병원으로 한 이유다.
천주교 인천교구는 이 병원의 개원을 앞두고 「인천가톨릭의료원」을 출범시켰다. 초대 의료원장에는 이학노 신부(몬시뇰)가 취임하였으며, 국제성모병원의 초대 원장에는 가톨릭대학교 의료원장을 역임한 천명훈 박사가 내정되었다.
새 병원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박문서 신부(예방의학박사)는 『국제성모병원은 설계와 건축, 의료진 영입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을 두고 철저히 준비해왔기 때문에 개원초기에 있을 수 있는 시행착오를 최대한 배제시켰다.』면서 『의료진 역시 국내 최고 수준으로 사전에 팀웍을 다져놓은 상태로 환자중심의 혁신적 시스템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으라고 자신한다.』고 말하고, 『우리의 지상목표는 세계최고의 병원』이라고 했다.
국제성모병원은 현재 콜센터와 인터넷을 통하여 외래환자예약서비스가 진행되고 있으며, 17일 개원식 다음날인 18일부터 외래진료를 시작, 오는 3월 3일 35개 임상과와 12개 전문센터를 여는 등 전체 가동에 들어간다. 입원의 경우 초기에는 457개 병상으로 시작하여 개원 2년 후 1000병상 전체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좀처럼 공존하기 어려운 의료와 즐거움이 공존하면서 의료산업화를 꿈꾸는 이 새로운 콘셉트의 병원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엮어내어 우리나라 의료문화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