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수 총장 자서전/ 4 / 개교 10주년, 아우어(OUR) 캠퍼스 선포

  • 등록 2011.10.21 13: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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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들, 대학축제와 문화행사 함께 즐길 수 있게 마련



총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치른 가장 큰 행사가 개교 10주년 기념식이다. 개교기념일이 5월 16일로, 학생들의 축제인 한솔대동제와 함께 치러졌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10주년을 표방하여 한솔대동제 기간 동안 지역 주민들이 대학 축제를 체험하고 문화행사나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기념식에서 10주년 근속 교직원들을 표창하고 기념품을 수여했다. 처음 학교의 모양새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을 때 오셔서 고생이 많으셨던 분들이다. 첫 해 입시에서 예상 외로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여 교수님들이 직접 입학원서를 받기도 했고, 교정의 아스팔트 공사가 완공되지 못해 진창에서 입학식을 치르기도 했던 때였다. 동고동락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지난 10년간이었다. 

 

 

 개교 10주년을 맞아 내외귀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희수총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교직원과 학생들이 10주년을 기념하여 ‘아우어(OUR) 캠퍼스 선포식’을 가졌다. 아우어 캠퍼스는 으뜸(Outstanding), 단합된(United), 공부하는(Research) 캠퍼스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건양대병원에서는 개원 1주년을 맞은 2월에 ‘아우어 서비스 선포식’을 했는데, '고객의 시간을 내 시간처럼 아낀다(One-stop)' '어제보다 향상된 서비스로 고객을 모신다(Upgrade)' '항상 쾌적한 환경과 새로움을 추구한다(Refreshment)'는 내용으로 대학과는 차별성을 갖는다. 그러나 학교와 병원의 OUR 모두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을 고객으로 모시겠다는 생각을 바탕에 두고 있다.
의료 서비스라는 말은 의료계에서 상용되고 있는 용어지만, 정규 학교에서 교육 서비스라는 말은 좀 생소할 수도 있다. 오랫동안 병원을 경영하면서 나는 늘 환자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처리했고, 그것이 성공 비결 중의 하나이기도 했다. 이제 대학도 가만히 앉아 학생들의 입학을 기다리는 시대가 지났으므로, 수요자 중심으로 학교 시스템이 전환되어야만 한다. 혹자는 사설학원에서나 교육 서비스라는 말이 마땅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공적인 교육기관도 수요자를 위한 서비스 공간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본다.
수요자의 입장에서 따져 본다면 쾌적하고 깨끗한 시설을 제공받고, 면학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높은 취업률을 보장해 주는 것이 최상의 서비스가 될 것이다. 공급자의 입장에서는 으뜸이 되는 학교로 발전시켜 학생들에게는 자긍심과 자부심을 심어주는 것이 책임과 의무일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후에 학생중심대학을 표방하는 근간이 되었다.
10주년을 맞아 나는 500여 명 규모의 여학생 기숙사를 신축하기로 하고 기공식을 가졌다. 우리 대학은 논산에 있는 관계로 원거리 통학생을 위한 기숙사 해결이 최우선 과제였다. 2002년 2월에 5번째 기숙사인 봉소학사가 완공됐으며 총 2,000명을 수용할 수 있게 되어 당시 전국 최대 규모의 기숙사로 탈바꿈했다. 2008년에는 10층 규모의 선행화학사가 완공되어 총 6동의 기숙사에 2,5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게 되었다.
2004년부터는 대전권 통학버스에 대해 전면 무료화를 단행했다. 학생들이 하루 4~5천원씩 드는 버스비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을 듣고 당시 재단에서 10억원을 투자하여 대전, 공주, 부여 등 대전권 지역에 사는 학생들의 등하교를 전면 무료화했다. 지금은 전주, 익산 방면까지 무료 스쿨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과 천안 지역은 사정상 학교에서 50%만 지원해 주고 있다. 나도 가끔 스쿨버스를 이용하여 출근하는데, 40분 정도 걸리는 시간 동안 옆자리 학생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 우리 대학을 선택한 이유, 전공을 택한 이유, 학교생활의 애로점 등을 세세히 들을 수 있으며, 비록 어린 학생의 얘기라도 나는 귀담아 두었다가 학교 정책에 반영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하루에도 서너장씩 수첩에 빼곡이채워지는 메모

그리고 요즘 대학생 문화는 우리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도 그럴 것이 나와는 거의 60여 년 정도 세대차가 나기 때문인데, 나는 되도록 학생들의 문화적 욕구를 이해해주고 그들의 놀이문화를 충족시켜 주려 한다. 그러나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노는 것도 하나의 공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취임 후 얼마 안 되어 학생들의 건의를 듣고 캠퍼스 내에 노래방과 칵테일바를 설치해 주었다.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음주문화와 놀이문화를 가르쳐주기 위해서였다. 학생 1인당 칵테일 한 잔과 맥주 한 캔으로 음주를 제한하고 노래방은 영어ㆍ중국어ㆍ일어 등 외국어 노래방과 한국어 노래방 등 5개의 방을 마련해 놓았는데, 외국인 교수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외국어 실력을 쌓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곳은 크게 확장되어 스포츠랩(Sports-Lab)과 펀랩(Fun-Lab) 들어섰다. 탁구와 당구를 칠 수 있고, 각종 멀티미디어 오락기를 갖춰 놓았으며 작은 공연장도 있다. 투명 칸막이로 된 휴게실도 여러 개 설치하여 학생들이 즐기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고 풋살 경기장과 골프 연습장도 만들었다.
이러한 시설들에 관심을 갖고 신경을 쓰는 것은 교내에서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자는 것이다. 외부의 유해한 환경에 놓이다 보면 좋지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고, 생활 태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니 만큼 공부가 모든 것에 우선이며, 학교에서 공부하는 짬짬이 즐기라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김용발 기자 kimybc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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