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 성분 함유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재점화되는 분위기이다. 해열진통 소염제로 유효성이 뛰어나 그동안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있는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 성분은 그동안 국내 30여군데 제약사가 시장 확보를 위해 각축전을 벌여왔다.
이런 가운데 안전성 논란이 빚어지자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회사의 방침에 따라 2년전 종근당이 자사 리딩 제품인 '펜잘'에 대해 자진 리콜을 실시하고 문제의 성분을 제거한 새로운 타입의 제품을 선보이면서 이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다.
여기에 최근 동아제약의 암씨롱을 비롯해 경남제약 ‘싹펜정’, 넥스팜코리아 ‘게리반정’ 동화약품 ‘스피돈정’, 삼익제약 ‘노틸정’, 신일제약 ‘한페인정’, 일심제약 ‘아나파민정’ 등 7군데 회사가 해당 품목의 허가를 자진 취하 하겠다는 의사를 식약청에 전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의 안전성 논란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해열진통제 시장의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진제약의 경우 게보린에 대해 안전성 및 유효성을 증명할수 있다며, 학계 및 국회등에서 거듭 제기하고 있는 논란에 정면 대응할 분위기여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삼진제약의 이같은 강공책에 대해 '무슨 베짱이냐'고 비아냥 거리는 경우도 있지만 '과학적 근거없이 마타도어식으로 이문제를 몰아가선 안된다'는 원칙론도 만만치 않아 삼진제약의 향후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 성분 함유 의약품에 대한 나라별 사용 실태와 안전성 논란의 발단를 비롯해 경과 및 향후 올바른 정책방향등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정리해 본다.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성분 함유 의약품 사용실태
일본, 영국, 독일, 스위스 등 21개국에서는 현재 특별한 제제 없이 시판중이다. 하지만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은 20년 전부터 시판을 금지했다.
특히 아일랜드와 터키는 치명적인 재생불량성빈혈 등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시판을 금지했으며, 이탈리아에서는 장기간 사용하였을 시 나타나는 부작용 때문에 1989년 심각한 통증이나 발열의 단기 치료제로만 승인이 된 상태이다.
◆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 성분 함유 의약품 안전성 문제 제기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 성분을 함유한 진통제에대해 안전성 문제가 본격 논란에 휩싸인 것은 2008년 10월부터'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가 이슈화 하면서 비롯됐다. 물론 그 전에도 간간히 일부 학자들이 부작용 문제를 거론했지만 차잔속의 태풍에 그쳤던 것이 사실이다.
건약은 2008년 10월 식약청에 해열·진통제에 주로 사용하는 IPA성분이 과립구(백혈구라 부르는 세포구의 일종) 감소증, 재생불량성 빈혈, 의식장애 등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위험성 조사를 정식 요청했다.
◆ 건약조사 요청에 대한 식약청 조치
이에 대해 식약청은 2009년 1월 19일 중앙약사심의우원회를 개최하고 이문제를 집중 논의해당시 게보린, 사리돈에이 등 IPA 성분이 들어있는 진통제에 대해 사용 및 판매를 중지할 정도의 안전성 문제는 없다는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식약청은 다만 보완책으로 15세 미만 소아에게는 투여를하고 금지 이 약물을 진통 및 해열제로 사용할때는 2~3일 단기치료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식약청은 이 약물을 5~6회 이상 복용을 금지하고, 여러번(5~6회) 복용해도 나아지지 않으면 복용을 중지하고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하라는 선에서 건약의 조사 요청을 마무리 지으려 했다.
◆건약의 반발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가 게보린 등의 진통제에 함유된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성분이 재생불량성빈혈 등 혈액질환과 의식장애, 혼수, 경련 등의 치명적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며 시판금지를 주장한데 대해 식약청의 이같은 미온적 태도에 대해 건약은 크게 반발하고 이 문제를 사회 문제로 이슈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식약청이 IPA 성분을 조사한 결과 “중대한 이상반응이나 심각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한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 학계도 식약청 압박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의 추가 부작용을 확인한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가 2008년12월 29일 식약청에 객관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약물관리학회는 해열, 진통제로 사용되는 IPA는 안티피린(antipyrine)에서 유래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로, 같은 피린계열 약물인 설피린과 아미노피린의 경우 1970~80년대에 발암성, 혈액질환 유발 등의 부작용으로 전 세계적으로 시판금지 됐다고 주장하고 즉각 이 약물에 대한 과학적 조사에 나설것을 촉구했다.
학회는 또 독일 독성정보센터는 1983년 “IPA의 부작용도 아미노피린의 독성증상 및 징후와 유사하며 인지기능저하, 경련, 부정맥, 심인성 쇼크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부작용 보고서를 냈다며 더 이상 이문제 덟지 말고 공론화하라고 압박했다.
◆안전성 문제 쟁점화
2009년에 이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이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특히 곽정숙의원은 '정확한 부작용 사례 확인 및 집계 없이,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 성분 안전성 검토회의(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졸속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하고 즉각 시정조치하라고 촉구해 화제를 모았다.
곽의원은 '식약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이소프로필안티피린 안전성 검토를 위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록 및 회의 자료를 검토한 결과, 식약청은 이소프로필안티피린 부작용 사례를 제대로 집계하지 않고, 일부 부작용 사례만 제시한 채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곽의원은 또 식약청이 제시한 17건의 부작용 사례는 ①2008년 10월 자체 집계한 3건 ②2008년 12월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제기 3건 ③2009년 1월 지역약물감시센터를 통해 보고된 11건이었다.
그러나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 제출된 부작용 보고사례 중, 2008년 10월 식약청이 자체 집계한 3건과 2009년 1월 지역약물감시센터를 통해 보고된 11건 중 중복되는 사례가 1건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지역약물감시센터 부작용 보고는 10건으로 확인됨), 지역약물감시센터를 통해 보고된 부작용 사례 중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발생한 2건의 부작용 사례가 누락되어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에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곽의원은 더나아가 식약청이 최초 이소프로필안티피린 부작용을 3건이라고 자체 집계했던 2008년 10월 당시에도, 제약회사가 보고한 3건의 부작용 사례가 누락됐던 것으로 확인됐고, 2009년 1월 18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도 보고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곽의원은 결론적으로 식약청은 2009년 2월 24일 현재까지 확인된 총 21건의 부작용 사례 중 5건을 집계하지 않은 상황에서, 2009년 1월 18일 이소프로필안티피린 성분의 안전성 판단을 위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를 진행한 것이라고 곽의원 주장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약청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에서 “안전성 문제가 있음을 입증할 근거가 불충분함”이라는 종합검토 결과를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이문제를 집중 거론하면서 식약청을 몰아 부쳤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다만 과거에 비해 식약청의 전향적 자세를 확인할수 있었다. 올초 식약청은 더이상 이문제를 끌고 갈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생산 업체가 1년안에 안전성을 입증하라는 서한을 발송하고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허가 취소 하겠다는 강력한 정책의지를 내비추었다.
◆향후 대응과 올바른 정책방향
최근 7군데 생산업체가 식약청의 강력한 정책의지에 관련 약물의 생산을 자진 취하했지만 여전히 문제를 안고 있다.알려진 부작용 못지않게 유효성도 무시할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식약청이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판매금지를 시켜야 하지, 관련 업체에 안전성 입증을 떠넘기는 것은 정책당국으로서 책임있는 결정은 아니라는 여론도 있다. 식약청이 안전성 입증을 생산업체에 직접 입증하라고 한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대부분의 생산업체가 허가를 자진취하 했다고 해서 무조건 이 약물이 문제가 있다고 몰아가선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삼진제약이 1년안에 게보린에 대한 안전성을 입증하겠다고 하면 차분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아량도 필요하다.
상당수 국가가 이약물의 부작용이 유효성 보다 크다고 판단해 판매금지 정책을 펴고 있만, 그렇지 않은 국가도 있기 때문이다.
삼진제약뿐만 아니라 한회사라도 안전성 입증에 나서겠다고하면 '이상한 업체'로 바라보지 말고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인내하는 것이 안전성 문제를 덮고 적당히 넘어가자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관리 감독은 더 강화돼야 한다는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혹시 있을지도 모를 부작용 피해를 사전예방하기 위해 15세 이하 사용금지와 5-6회 복용금지등 을 관련 업체가 어떻게 이행하고 있는지와, 복약지도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해당 제품에 대한 대중 광고의 경우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문제는 식약청이 안전성 입증 책임을 관련 업체에 넘기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