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직장암을 더 조심해야 하는 이유'

  • 등록 2013.03.29 01: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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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연결부에 대변이 새는 '문합부 누출' 발생률이 여자보다 3.5배 가량 높아

같은 직장암 수술을 받아도 남자가 여자보다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을 통해 증명되었다. 직장암에서 가장 골치 아픈 합병증은 암 조직을 제거한 후에 위,아래 직장을 연결한 부위가 새는 '문합부 누출' 증상이다.

칠곡경북대학교병원 대장암센터 최규석 교수팀(책임저자 최규석교수/ 제1저자 박준석교수)의 주도 로 대한대장항문학회 산하 복강경수술연구회(회장 김선한) 소속 11곳 대학병원의 복강경 직장암 수술 환자 1,734명의 기록을 연구 조사한 논문을 보면, 우리나라 남성이 여성보다 직장암 수술 후 문합부 누출 합병증이 3.5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단지 남자라는 점이 합병증 위험을 높이는 위험인자인 셈이다.

직장암은 위암이나 다른 암과 달리 수술 후 문합부가 누출되는 합병증이 높게는 10~15%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문합부 누출은 일반적으로 수술 후 3~4일경에 발생하는데, 응급 수술을 받게 되거나, 3달 이상 인공항문을 달아야 하는 등 환자에게 큰 후유증과 고통을 겪게 한다. 게다가 문합부에 배변이 새어 나오면서 골반 농양 등 염증성 합병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따라서 수술 후 환자의 합병증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대장암 전문의의 큰 숙원 과제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합병증을 예방적 관리를 하는 기준을 마련하고자 복강경 직장암 수술로 항문을 보존한 환자를 대상으로 문합부 누출 합병증과 연관성이 높은 위험인자를 분석하고 평가하였다.

근본적으로 남자라는 것이 주요 위험인자이다. 합병증 환자 수만 비교하면 남자가 여자보다 4배 이상 많았다. 남자에게 합병증 발생률이 월등히 높은 이유는 타고난 골반 구조 때문이다. 여성과 비교해 좁은 남성형 골반에서 복강경 수술하게 되면 수술 시야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면서 직장 간의 연결 부위가 약해질 수 있다. 그간 남자가 여자에 비해 대장암 수술이 어렵다는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해 보고된 바 있으나, 복강경 직장암 수술에 대한 다기관·대규모 연구를 통해 입증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직장암의 위치가 항문에서 7cm 이내인 것도 위험인자다. 이보다 높은 위치의 직장암보다 2.4배나 발생률이 높았다. 직장암의 진행 병기와 크기도 위험인자이다. 3기 이상 진행성 직장암이면 2.5배 높았다. 수술 전에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면 6배나 발생할 위험이 높았다. 이밖에 수술 전후에 수혈을 받았거나, 직장 연결 부분에 봉합 기구가 3개 이상 사용된 것도 주요 위험인자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위험인자가 둘 이상이면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 연구진이 위험인자의 보유 수와 발생률을 분석해본 결과, 위험인자가 2개 이상이면 1개 혹은 없는 경우와 비교해 문합부 누출 합병증 발생이 2~4배 까지 증가하였다.

결론적으로 위험인자의 평가에서 남자가 합병증에 취약했다. 예를 들어 남자 환자가 직장암 위치가 항문에서 7cm에 있거나, 남자 환자가 수술 전 방사선치료를 받았다면 문합부 누출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최규석 교수(경북대학교병원 대장암센터장)는 "이러한 문합부 누출은 의술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적극 예방하려면 사전에 위험요인을 평가해 위험 수치가 높은 환자에게는 예방적 인공항문(장루) 시행을 권고하는 것이 최선이다"라며, "수술 전에 합병증 발생과 연관있는 위험인자를 파악하여 임상적 지침을 제시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목표"라고 설명하였다.

한편 이번 연구에 참여한 5개 지역(서울, 부산, 대구, 전남, 충남)의 11곳 대학병원의 직장암 수술 후 문합부 누출의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지역 간의 수술 성적이 차이가 없었다.

박준석 교수(경북대학교병원 대장암센터)는 “이미 국내 직장암 수술 성적은 미국이나 유럽을 앞지를 정도로 우수하다. 또한 국내 병원도 모두 일정 수준 이상으로 발전되어 있는 것을 이번 연구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하였다.

본 연구는 국내 11개 대학 병원에서 2006년 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수술 받은 1,734명 중 복강경 직장암 수술을 통해 항문이 보존된 1,187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최초 다기관·대규모 연구로 2가지 큰 의미가 있다.

직장암 수술 후 발생 위험이 존재하는 문합부 누출에 대한 위험인자를 분석하고 평가했다는 점과 사전에 위험인자를 기준으로 발생 가능성을 평가하여 예방적 조처를 시행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번 연구논문은 첫 복강경 직장암 수술의 다기관·대규모 연구조사로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아 외과 최고 권위지 “annals of Surgery” 4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김영숙 기자 imph777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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