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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비디오뇌파검사

  • No : 969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5-08-04 07:58:21

 뇌전증 발작 중 가장 심한 형태는 전신강직간대발작이다. 뇌 전체에 고압 전류에 흐르면서 의식을 완전히 잃고, 호흡근육을 포함하여 전신의 모든 근육이 최강도로 경직되면서 숨을 전혀 쉬지 못하여 얼굴이 핏기가 사라지면서 파랗게 변한다. 이를 처음 보는 간호사와 의사는 숨이 멎을 정도로 놀라고 혼비백산하게 된다. 전날 비디오뇌파검사실에서 젊은 여자 환자가 전신강간대발작을 하는 것을 처음 본 신경외과 과장은 필자를 찾아왔다. 전신발작을 보면서 너무 놀랐고 이러다 사망하지 않을지 매우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놀란 가슴이 다음 날 아침에도 계속되는 것 같았다. 비디오뇌파검사는 여러 가지 약으로 발작이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이 입원하여 항경련제를 중단하고 뇌파검사와 유발된 발작을 비디오로 촬영하는 정밀 검사로 뇌전증 수술전에 반드시 필요하다. 한 환자의 어머니는 생전 처음 보는 강렬하고 심한 전신발작이라며 아이가 죽을 것 같아서 울면서 매달린다. “선생님, 아이가 이렇게 심한 발작을 하는 것을 도저히 보지 못하겠습니다. 더 발작이 발생하지 않게 해 주세요”라고 간청한다. 하지만 1회 발작으로는 뇌전증 수술을 결정하기가 어렵다. 적어도 3-4회 발작이 발생하여야 뇌전증이 발생하는 뇌부위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어제 새벽 3시에 강남베드로병원 비디오뇌파검사실 뇌파기사의 전화가 왔다. “선생님, 3호실 환자가 전신강직간대발작을 하고 혼수상태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잠에서 막 깼지만 빨리 지시를 해야 했다. 몇 초 생각하다가 밤중에 또 전신발작이 발생하는 것은 막아야할 것 같아서 깨어나면 바로 센틸 5mg을 주라고 지시했다. 다행히 전신발작은 더 발생하지 않았다. 오늘 오후 4시경에 병실회진을 도는데 환자의 어머니는 “발작을 너무 세게 해서 얼굴에 많은 피하 출혈들이 생겼는데 없어지겠지요. 발작을 더 해야 하나요?”라고 걱정하셨다. “어머님, 한번 발작으로는 부족합니다. 적어도 2-3회는 더 해야 합니다.”라고 말씀드렸다. 병실에서 막 나와서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서있는데 아래층 간호사 2명이 주사약을 들고 급히 뛰어올라오고 있었다. 그 환자가 다시 전신발작을 시작했다고 한다. 필자도 병실로 다시 들어갔다. 환자는 이미 전신발작을 하고 있었다. 양쪽 팔, 다리가 최고도로 경직되었고, 얼굴색을 어두운 파랑색으로 거의 죽을 것 같아 보였다. 필자는 먼저 매우 놀라고 흥분한 뇌파기사와 간호사들을 안정시키고, 환자의 자세를 옆으로 눕히고 간호사에게 산소 마스크를 코와 입에 씌우게 했다. 다행이 전신발작을 곧 멈추었고 환자의 얼굴색이 회복되어 갔다. 전신강직간대발작을 하는 것을 옆에서 보고 있으면 환자가 거의 죽음의 문턱에 갔다가 회복되는 느낌을 받는다. 처음 보는 사람은 너무 놀라서 어쩔 줄을 모른다. 30년 이상 뇌전증 발작을 지켜보고 치료한 필자도 겉으로는 침착함을 유지하지만 마음은 긴장되고 떨린다. 이것이 서울과 부산 이외의 전국 대학병원들이 수술전 비디오뇌파검사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에 하나이다. 수술전 비디오뇌파검사를 받고 시행하는 환자와 의사는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면서 난치성 뇌전증을 치료하기 위하여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검사실의 인력이 부족하고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수술전 비디오뇌파검사를 하고 있는 빅4를 포함한 전국의 8개 병원들을 중 하루 24시간 3교대로 뇌파기사를 고용하는 곳은 단 2곳(강남베드로병원, 삼성서울병원)뿐이다. 재정 적자에도 불구하고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를 위하여 운영하는 것이다. 나머지 병원들은 밤에는 전담 뇌파기사가 없다. 전국에 비디오뇌파검사실 전담 뇌파기사는 20-30명뿐이다. 이들이 떠나면 검사실의 문을 닫아야 한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뇌파기사 부족으로 뇌전증 수술건수가 매우 적다. 흉부외과 전공의 수 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수술전 비디오뇌파검사실에 정부의 지원(병원지원 및 전담 뇌파기사 인센티브)이 꼭 필요한 이유이다.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뇌전증수술이다. 뇌전증 수술전 비디오뇌파검사는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하고 필수적인 과정이다. 정부는 실상을 빨리 인지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 사라질 것이다. 정부의 지원이 없어서 죽을 지경이다. 매일 1-2명 젊은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이 전신경련이나 사고로 죽고 있다. 너무 힘들어서 뇌전증 수술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계속되는 정부의 무관심은 과연 정당한가. 1명 안전사고 사망에도 크게 노한 대통령이 알면 가만히 있을까. 대통령에게 어떻게 알리나. 

 

홍승봉교수


뇌전증지원센터장

성대의대 신경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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