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가 최근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임신 29주 산모 태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고위험 분만·신생아 의료체계 붕괴가 초래한 비극”이라며 국가 책임 강화를 촉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5일 입장문을 통해 “태아 심박수 저하로 응급 분만이 필요했음에도 충북 내 어느 의료기관도 환자를 수용하지 못해 사망에 이른 사건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협의회는 이번 사건의 직접적 배경으로 지역 의료 인프라 붕괴를 지목했다. 충북 지역은 이미 2024년부터 신생아중환자실(NICU)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이 사실상 한 곳뿐이었고, 해당 기관조차 야간과 휴일에는 응급 대응이 어려운 구조였다는 설명이다. 현장 의료진의 지속적인 지원 요청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세 가지 구조적 문제를 제시했다.
우선 의료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이 개인 의료진에게 집중되는 구조가 인력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분만 및 신생아 분야가 전공의들에게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전문 인력 감소가 심화되고 있으며, 비수도권의 공백이 더욱 심각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증 환자를 적극 수용할수록 의료기관에 손해가 발생하는 현행 구조가 고위험 환자 기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저출산 대응에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는 동안 정작 고위험 산모와 중증 신생아를 담당하는 인프라와 인력 지원은 턱없이 부족했다”며 “권역모자의료센터가 존재하고도 이번 사건을 막지 못한 것은 현 체계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에 협의회는 정부와 국회를 향해 세 가지 대책을 요구했다.
먼저 고위험 분만·신생아 의료에 대한 국가 책임 기반의 법적 안전망 구축을 촉구했다.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기금과 배상 지원 체계를 국고로 마련하고, 불가피한 의료사고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기존 시·도 단위 모자의료센터 체계를 광역 거점 중심으로 재편하고, 분만 규모와 중증도를 반영한 선택과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거점 기관의 산과·신생아과 전문 인력 확충과 함께 젊은 의사들이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번 사건은 수년간 반복된 현장의 경고가 정책에 반영되지 않아 발생한 결과”라며 “정부와 국회가 제도 개선에 즉각 나서고, 현장 의료진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