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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과실만으로 설명 못해”…무과실 의료배상제도 공론화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포럼서 “환자 보호·필수의료 회복 위한 사회적 위험분산 필요” 제안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7일 개최한 제43-12차 의료정책포럼에서 의료사고 피해 구제와 필수의료 붕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무과실 의료배상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집중 논의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법무법인(유한) 바른의 김경수 변호사가 ‘무과실 의료배상제도 도입의 필요성 – 환자 보호와 의료현장 안정성의 균형을 위하여’를 주제로 발표했고, 이어 김기영 씨가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제도와 비교법적 현황’을 주제로 해외 제도와 법적 구조를 분석했다.

발제자들은 공통적으로 “현재의 과실책임 중심 구조만으로는 의료사고 피해 구제에 한계가 있다”며 “환자 보호와 의료진 방어 진료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위험 분산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수 변호사는 현행 제도가 분만사고에 국한돼 있고 보상 범위 또한 제한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의료사고는 모든 경우를 과실 여부로 명확히 가르기 어렵다”며 “중증 피해에 대해서는 사회 전체가 일정 부분 책임을 분담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무과실 배상제도가 도입될 경우 제기되는 대표적 우려인 ‘도덕적 해이’ 문제에 대해서도 해외 사례를 근거로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산재보험 60년, 자동차보험 80년 운영 과정에서도 ‘보상이 있으니 책임감이 약화된다’는 현상은 실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사고 데이터를 축적해 안전체계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재원 부담 논란과 관련해서는 국가 일반회계, 건강보험, 의료기관 책임보험, 국민 보험료 등을 활용한 다층 분담 구조를 제시했다. 그는 “분만 무과실 보상 한도가 최근 3억원으로 상향됐지만 실제 중증 신생아 뇌성마비 환자의 평생 돌봄 비용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국제 사례처럼 단계적 확대와 정기적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기영 씨는 스웨덴·뉴질랜드·일본·프랑스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무과실 보상제도가 의료 붕괴를 초래했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발제에 따르면 스웨덴은 1975년부터 환자보험제도를 운영해 연간 약 4300건 규모의 의료 피해를 보상하고 있으며, 뉴질랜드는 국가 사고보상체계(ACC)를 통해 의료소송을 대체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일본 역시 2009년 산과 의료 무과실 보상제도 도입 이후 감소하던 산부인과 의사 수가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또 한국과 일본이 동일한 대륙법 체계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 모델은 국내 적용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발제자는 “일본은 민·형사 책임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무과실 보상을 병행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전면적 소송 폐지 방식보다 ‘과실책임 유지+보완기금’ 형태의 이원적 모델이 현실적”이라고 진단했다.

심사 공정성 문제에 대해서는 의료인 중심 구조가 아닌 법조계·환자단체·시민사회·의료계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독립 심의위원회 구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결정에 대한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 절차를 열어두고 환자대변인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발제자들은 의료사고 보상 데이터를 단순 배상에 그치지 않고 의료안전 정책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사례처럼 축적된 사고 데이터를 분석해 진료과별 안전 가이드라인 개정과 예방 정책 수립에 연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포럼에서는 한국형 제도로 ▲중증도 기준 도입 ▲독립 보상기금 설립 ▲행정적 보상 절차 확립 ▲의료안전 시스템과의 연계 등을 핵심 원칙으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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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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