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액만으로 초기 폐암을 진단하고 예후까지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마커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굴됐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현구 교수 공동 연구팀(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현구 교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과학과 최병현 연구교수, 통계학과 안형진 교수, 바이오의공학과 최연호 교수)은 혈액 내 작은 세포외소포(small extracellular vesicle, sEV)에 존재하는 ‘GRIP 및 코일드코일 도메인 함유 단백질2(GRIP and coiled-coil domain-containing protein 2, GCC2)’가 초기 폐 선암의 진단과 예후 예측에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폐암은 국내외에서 사망률이 높은 대표 암종으로 꼽히며, 조기 발견 여부가 치료 성적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초기 폐암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영상검사와 조직검사 중심의 기존 진단 방식만으로는 조기 진단과 예후 예측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혈액 속 sEV에 포함된 GCC2 단백질에 주목했다. sEV는 세포가 분비하는 나노 크기의 물질로 암세포의 특성과 질병 진행 상태를 반영할 수 있어 액체생검 기반 바이오마커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국내 5개 병원이 참여한 다기관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에서 확보한 임상자료와 혈액 샘플을 활용해 정상 대조군 150명과 폐 선암 환자 320명 등 총 470명의 혈장 샘플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폐 선암 환자의 혈액 내 sEV-GCC2 농도는 정상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EV-GCC2는 정상 대조군과 폐 선암 환자를 높은 정확도(AUC 0.904)로 구분해 혈액 기반 초기 폐암 진단 바이오마커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sEV-GCC2가 폐암의 존재 여부뿐 아니라 환자의 예후와도 관련이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수술 전 혈액 내 sEV-GCC2 농도가 높은 환자군에서 재발 위험 및 무재발 생존과의 관련성이 확인되면서, 향후 수술 후 재발 위험 평가와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활용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또한 세포 및 동물실험을 통해 sEV-GCC2가 암세포 증식과 종양 성장, 림프절 전이와 관련될 수 있음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GCC2가 단순 진단 바이오마커를 넘어 폐암의 진행과 악성화에 관여하는 표적 물질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번 연구의 공동 교신저자인 김현구 교수는 “국내 여러 병원의 임상 혈액 샘플을 기반으로 초기 폐암 환자에서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향후 수술 전후 환자 위험도 평가와 치료 전략 수립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폐암의 진행 및 악성화에 관련하는 표적 물질이 될 가능성도 확인한 만큼 향후 GCC2를 기반으로 한 폐암 표적 치료 연구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 제1저자인 최병현 연구교수는 “혈액 내 sEV-GCC2가 초기 폐암의 진단과 예후를 함께 설명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후보임을 다기관 임상 샘플을 통해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안형진 교수는 “정상 대조군과 폐 선암 환자를 포함한 다기관 임상자료를 기반으로 sEV-GCC2의 진단 및 예후 예측 가능성을 통계적으로 검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최연호 교수는 “세포외소포 기반 액체생검 기술이 초기 암 진단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향후 임상 적용을 위한 기술 고도화와 후속 검증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GCC2 in Small Extracellular Vesicles as a Diagnostic and Prognostic Biomarker of Early-Stage Lung Adenocarcinoma’라는 제목으로 세포외소포 연구 분야의 국제학술지 ‘Journal of Extracellular Vesicles(IF 14.5)’ 2026년 5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