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동광제약의 '인데놀정 10mg'에 대해 회수 명령을 내렸다. 발암 우려 물질인 니트로사민류 불순물이 허용 기준을 초과해 검출된 데 따른 조치다. 이보다 앞서 진양제약, 일양바이오팜, 한독 등 여러 제약사의 제품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확인되면서 회수 조치가 이어졌다.식약처는 2020년부터 의약품 내 유전독성 또는 발암성 유연물질과 금속불순물에 대한 관리체계를 강화해 운영하고 있다. 약사법과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등을 근거로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 제조·수입업체에 대해 불순물 안전성 평가와 품질관리 기준 설정을 의무화했다.
특히 2020년 9월부터는 의약품 허가·신고 및 등록 과정에서 유전독성 또는 발암성 불순물과 금속불순물에 대한 안전성 입증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또한 제조공정 변경이나 원료 변경 등 불순물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관련 자료를 추가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사전 심사뿐 아니라 제조소 실사와 현장점검을 통한 사후관리 체계도 마련돼 있다. 의약품의 품질관리 기준 설정 여부와 안전성 평가 자료를 확인함으로써 불순물 발생을 예방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의약품 공급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제약사 생산 의약품에서 니트로사민류 불순물 검출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제도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실제 제조 현장에서의 관리 수준과 점검 체계가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니트로사민은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화합물군이다. 인체 내 DNA를 손상시키고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의약품에서 검출된 니트로사민이 곧바로 암 발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허용 기준 역시 평생 복용을 가정한 매우 보수적인 안전 기준에 따라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문제는 과학적 위험도와 국민이 체감하는 불안감 사이의 간극이다. 회수 대상 의약품을 이미 복용한 환자 입장에서는 "내 건강에 문제가 없는가"라는 걱정을 떨치기 어렵다. 특히 회수 조치가 반복될수록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에 대한 신뢰도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아쉬운 점은 회수 이후의 후속 조치다. 현재는 기준 초과 제품이 발견되면 회수와 유통 차단에 집중하는 구조다. 하지만 실제 복용 환자들에 대한 건강영향 평가나 장기 추적조사, 부작용 발생 여부에 대한 체계적 분석은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물론 대규모 역학조사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작업이다. 그러나 최소한 반복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성분이나 품목군에 대해서는 장기 복용 환자 모니터링, 건강영향 분석, 부작용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을 통해 인과관계 또는 상관관계를 확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보건당국은 니트로사민 발생 가능성이 있는 의약품군에 대한 전수조사를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 원료의약품부터 제조공정, 보관·유통 과정까지 위험 요인을 다시 점검하고, 니트로사민 생성 가능성이 낮은 대체 원료와 제조기술 개발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식약처는 이미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불순물 관리 기준에 발맞춰 제도를 정비해 왔다. 이제는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관리 성과를 보여줄 차례다.
의약품은 질병 치료를 위한 수단인 동시에 국민 건강을 지키는 마지막 안전망이다. 따라서 반복되는 니트로사민 검출 사태는 단순한 품질관리 문제가 아니라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하라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식약처와 제약업계는 "기준 초과 제품을 회수했다"는 수준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 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지, 복용 환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는지, 재발 방지를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아울러 자진 회수로 진행된 경과와 결과까지 공개하는 안전문화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
국민이 안심하고 약을 복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지금 보건당국과 제약업계에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