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 국립보건연구원(원장 남재환)이 국내 급성중증 희귀질환 신생아의 유전질환을 평균 5.5일 만에 진단할 수 있는 신속유전체 분석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는 삼성서울병원 신생아중환자실(NICU) 장윤실 교수팀과 공동으로 수행됐으며, 유전질환이 의심되는 급성중증 신생아 20명을 대상으로 신속유전체(Rapid Whole Genome Sequencing) 분석의 임상적 유용성을 평가했다. 신속유전체 분석은 시료 채취부터 유전체 정보 생산·분석, 최종 유전진단까지 전 과정을 신속하게 수행해 질환의 원인 유전변이를 찾아내는 기술이다.
유전질환은 신생아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증상이 빠르게 악화하고 임상 양상이 비특이적인 경우가 많아 조기 진단이 중요하지만, 기존 유전체 분석은 결과 확인까지 4~6주가 소요돼 위급한 신생아 환자에게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상유전학, 진단검사의학, 유전체학, 분자생물학, 신생아 진료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다학제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환자 등록부터 검체 분석, 결과 해석, 임상 적용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진단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그 결과 환자 등록부터 최종 유전진단 결과 도출까지 걸리는 시간을 평균 5.5일로 단축했으며, 가장 빠른 사례는 3일 만에 진단을 완료했다.
또한 연구 대상인 급성중증 신생아 20명 가운데 10명에서 질환의 원인이 되는 유전변이를 확인해 50%의 유전 진단율을 기록했다. 확인된 원인 유전자는 AGT, ANK1, NSD1, SERPINC1, OTC(2명), INS, PKHD1, SAMD9, LZTR1 등 총 9개였다.
진단이 이뤄진 환자들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 방향 결정과 장기 관리 계획 수립, 유전상담 등을 제공받았다. 특히 다낭신장병이 의심됐던 한 환아는 신속유전체 분석을 통해 신세뇨관 이형성증으로 조기에 확진되면서 조직 채취와 같은 침습적 검사 없이 맞춤형 치료와 외래 모니터링 계획을 신속하게 수립할 수 있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신속유전체 분석이 중증 신생아의 치료 전략 결정에 직접 활용될 수 있는 임상적 가치를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현재는 중증 신생아를 위한 신속유전체 분석 체계를 전국 단위 다기관 협력 모델로 확대해 추진하고 있다.
장윤실 교수는 "이번 성과는 국내 최초로 신생아중환자실의 급성중증 신생아를 대상으로 수행된 신속유전체 진단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다학제 협력을 기반으로 한 신속한 유전진단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중증 신생아의 생존율 향상과 적절한 치료를 위해 진료 현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전재필 국립보건연구원 미래의료연구부장은 "이번 연구는 급성중증 신생아를 위한 신속하고 정확한 유전질환 진단이 일상적인 임상진료로 자리 잡고, 향후 공공보건의료 체계 내에 통합될 수 있는 중요한 임상적·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 2026년 5월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