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병의협)가 실시한 '의사노조 조직화와 역할에 대한 대회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6.9%가 의사노조 조직화가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국의사노조가 설립될 경우 가입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94.5%에 달해 의료계 내부에서 노조 조직화 요구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병의협은 지난 1월 29일부터 3월 2일까지 회원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총 580명이 참여했다고 15일 밝혔다.
응답자 구성은 남성이 76.7%, 여성이 23.3%였으며, 연령대는 40대가 49.0%로 가장 많았다. 직역별로는 교수를 제외한 봉직의가 57.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교수 20.7%, 개원의 13.3%, 전공의 7.1% 순으로 집계됐다.
설문 결과 현재 의사노조에 가입돼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4%에 불과했지만, 의사노조 조직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96.9%가 필요하다고 답해 압도적인 찬성 의견을 보였다.
직역별 노조 필요성에 대해서도 봉직의 노조가 88.0%로 가장 높았으며, 전공의 노조 78.8%, 교수 노조 70.2%, 개원의 노조 68.8% 등 모든 직역에서 높은 찬성률을 나타냈다.
의사노조의 역할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1.5%가 "의사의 권익을 위해 대정부 투쟁을 수행하고 수가협상 등 현재 의협의 역할까지 대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대정부 투쟁은 하되 의협 역할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은 17.6%, "사용자와의 교섭과 쟁의행위만 담당해야 한다"는 응답은 10.0%였다.
특히 의사회 주도로 전국의사노조가 설립될 경우 가입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94.5%가 가입 의향이 있다고 응답해 높은 참여 의지를 보였다.
병의협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계가 기존 대한의사협회 중심의 대정부 대응 체계에 한계를 느끼고 있으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의사노조를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병의협은 정책 제언을 통해 최근 의사 집단행동과 관련한 법적 규제 강화 움직임 속에서 의사노조가 의료계의 합법적 대응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봉직의를 비롯한 의사들이 스스로를 근로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노동조합법상 의사의 노동3권 보장과 근로자성 확대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독일 마르부르크 의사회(Marburger Bund)와 영국의 의사단체인 BMA 사례를 언급하며 의사협회와 노조가 역할을 분담하는 '이원화 체계'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병의협은 "현재 의료계 다수 회원들은 전국의사노조와 직역별 노조 설립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의사회가 중심이 돼 조직화를 추진할 경우 적극 참여할 의사를 보이고 있다"며 "의사 권익 보호와 정책 협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조직 모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