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학교병원(병원장 서일영)이 타 지역에서 수용 병원을 찾지 못해 생명이 위태로웠던 고위험 임산부를 긴급 이송받아 응급수술을 시행, 산모와 태아 모두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지역 필수의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원광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6월 14일 오후 8시께 대전의 한 여성병원에서 임신 30주 6일째인 임산부 A씨가 '태반조기박리' 진단을 받았다. 당시 A씨는 대량 출혈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태아 역시 위험한 상태로,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한 초응급 상황이었다.
그러나 인근 의료기관들의 수술실 및 의료진 운영 여건 등으로 인해 응급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하면서 산모와 태아 모두 생명을 위협받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
전원 요청을 받은 원광대학교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산부인과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가 촌각을 다투는 위중한 상황임을 파악하고 즉시 수용을 결정했다.
환자는 6월 15일 오전 1시 27분께 원광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도착했으며, 병원은 내원 직후 산부인과와 마취통증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신생아중환자실(NICU) 등 관련 진료과가 참여하는 응급 협진 체계를 가동했다.
의료진은 환자가 도착한 지 약 1시간 만인 오전 2시 36분 긴급 제왕절개 수술에 돌입했으며, 오전 3시 20분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수술 당시 산모와 태아의 상태는 매우 위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이 확인한 결과 A씨는 태반의 90% 이상이 자궁벽에서 떨어진 '태반조기박리' 상태였다. 태반조기박리는 태아에게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태반이 분만 전에 조기에 분리되는 질환으로,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산과 응급질환이다.
더욱이 태아는 자궁 내에서 심각한 산소 부족 상태인 '태아가사'를 겪고 있었으며, 수술 과정에서는 자궁 내 출혈량이 1000~1200ml에 달하는 대량 출혈까지 발생해 산모의 생명 역시 위협받고 있었다.
하지만 의료진은 신속하고 숙련된 처치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고, 몸무게 1.31kg의 남아를 무사히 분만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산모와 신생아 모두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수술 다음 날인 16일 기준 산모는 혈압 등 주요 활력징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소변줄 제거와 식이 시작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미숙아로 태어난 신생아 역시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전문 의료진의 집중 치료를 받으며 상태가 안정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광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김병륜 교수는 "태반조기박리는 짧은 시간 안에 산모와 태아 모두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대표적인 초응급 질환"이라며 "조금만 치료가 지연됐더라도 매우 안타까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병원이 수용에 어려움을 겪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중심으로 산부인과와 마취통증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등 모든 의료진이 사명감을 갖고 신속하게 대응한 결과 소중한 두 생명을 모두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