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뚜껑을 돌려 여는 것도 버겁습니다.”
50대 직장인 김모 씨는 반년 넘게 팔꿈치 통증을 겪고 있다. 처음에는 컴퓨터 사용이 잦아 생긴 피로로 여겼다. 물리치료와 주사 치료를 받자 통증은 잠시 완화됐지만, 일상으로 돌아가면 어김없이 재발됐다. 가벼운 물건을 들거나 손목에 힘을 주는 순간 통증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팔꿈치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 상당수는 이와 비슷한 과정을 겪는다. ‘테니스 엘보’, ‘골프 엘보’로 불리는 팔꿈치 통증은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컴퓨터를 자주 쓰는 직장인, 반복 작업이 많은 노동자, 집안일이 잦은 주부 등 일상생활에서 팔을 많이 쓰는 사람 누구에게나 흔히 발생한다.
초기 팔꿈치 통증은 힘줄에 미세한 손상이 반복되며 염증이 생기는 단계다. 이 시기에는 휴식과 물리치료, 약물이나 주사 치료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통증이 장기간 이어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염증이 반복되면서 힘줄 일부가 정상적인 탄력을 잃고 딱딱하게 변하는 ‘변성’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 이럴 경우 통증의 원인은 단순한 염증이 아니라 손상되고 변성된 힘줄 조직 자체로 옮겨가게 된다.
이 단계에 접어들면 치료를 받아도 통증이 쉽게 재발한다. 병뚜껑을 돌리거나 손목에 힘을 줄 때 통증이 심해지고, 팔꿈치 안쪽이나 바깥쪽의 튀어나온 뼈 부위를 누르면 통증이 느껴진다. 만약 통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화 단계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팔꿈치 통증 치료는 이처럼 질환의 진행 단계에 맞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은 만성으로 가기 전 보존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지만 충분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심한 불편을 준다면 만성화된 병변을 제거하는 다른 치료법을 검토해야 한다. 이때 반드시 수술만이 유일한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다.
최근에는 절개 부담을 크게 줄인 최소침습 치료들이 임상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인 ‘테넥스(Tenex) 시술’은 초음파로 병변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주삿바늘 크기만 한 미세 절개(3㎜ 이하)를 통해 통증의 원인이 되는 변성 힘줄 조직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이다.
피부 절개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시술 후 1회 정도의 소독만 필요하고, 흉터와 회복 기간에 대한 부담을 대폭 줄인 것이 특징이다. 절개 범위가 극소화된 만큼 시술 후 통증이 크지 않고, 환자에 따라 빠르면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장기간 통증이 지속되거나 재발이 잦아 만성 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유용한 대안으로 꼽힌다. 다만 모든 팔꿈치 통증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환자의 상태에 맞는 적합 여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치료 못지않게 이후 관리도 중요하다. 손목과 팔꿈치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습관을 줄이고, 작업이나 운동 전후로 스트레칭을 통해 힘줄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통증이 시작되는 초기에 무리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며 관리하는 것이 만성화를 막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최장규 정형외과 전문의는 “팔꿈치 통증은 한 번에 갑자기 심해지기보다 일상 속 작은 부담이 누적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치료를 받아도 통증이 계속 반복된다면 현재의 치료가 본인의 힘줄 상태에 맞는 적절한 방식인지 전문의를 통해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