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또 한 번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해 국내 의약품 생산실적이 사상 처음 33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수출은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와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 강화가 수출 성장을 이끌었고, 셀트리온은 국내 제약사 최초로 생산실적 3조원을 돌파하며 산업 성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5년 국내 의약품 생산실적이 33조8,466억원으로 1998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32조8,629억원)보다 3.0% 증가한 규모로 최근 10년간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는 생산과 수입에서 수출을 제외한 기준으로 31조7,054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0.03% 증가하며 안정적인 시장 규모를 유지했다.


생산·수출 모두 역대 최대…무역수지 15억달러 흑자
이번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수출이다.
2025년 의약품 수출은 104억3,800만달러로 전년보다 12.4% 증가하며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반면 수입은 89억3,219만달러로 5.9%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무역수지는 15억581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41.9% 늘어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의약품 생산 역시 완제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이 성장을 주도했다. 완제의약품 생산은 29조5,028억원, 전문의약품은 25조5,206억원으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의약품은 완제의약품 생산의 86.5%를 차지하며 국내 제약산업 성장을 견인했다.
또한 의약품 생산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27%, 제조업 GDP의 4.63%를 차지했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7.3%로 같은 기간 GDP 성장률(4.6%)을 크게 웃돌았다.


셀트리온 첫 생산 3조원…상위 기업 집중도 확대
생산실적 1조원 이상 제약사는 지난해 3곳에서 4곳으로 늘었다.
셀트리온,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 등 4개 기업의 생산실적은 6조7,906억원으로 전체 생산의 20.1%를 차지했다.
특히 셀트리온은 생산실적이 3조2,254억원으로 전년보다 27.6% 증가하면서 국내 제약사 최초로 생산 3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는 바이오시밀러 판매 확대와 글로벌 시장 진출이 생산 증가로 이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7조원·수출 76억달러…역대 최고 기록
이번 통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 분야는 바이오의약품이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7조214억원으로 처음 7조원을 넘어섰으며 수출은 76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바이오의약품은 전체 의약품 수출의 약 73%를 차지하며 우리나라 수출 경쟁력의 핵심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생산 분야에서는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이 4조1,890억원으로 전체 바이오의약품의 59.7%를 차지했다. 바이오시밀러 생산은 전년 대비 43.5% 급증했으며, 환자 편의성을 높인 피하주사(SC) 제형 확대도 생산 증가를 견인했다.
보툴리눔톡신 제품 역시 미용과 안티에이징 시장 확대에 힘입어 생산이 17.2%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바이오시밀러·CDMO 경쟁력이 수출 견인
바이오의약품 수출 증가의 핵심 배경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와 CDMO 경쟁력 강화다.
국가별 수출에서는 미국이 17억1,000만달러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스위스와 네덜란드는 각각 173%, 217% 증가하며 급성장했다.
식약처는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CDMO 계약 확대와 바이오시밀러 처방 증가가 수출 확대를 이끈 주요 요인으로 분석했다.
일본과 캐나다, 프랑스에서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해 수출 시장 다변화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 수입 폭증
수입시장에서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가장 큰 변화를 만들었다.
바이오의약품 수입은 28억9,000만달러로 전년보다 25.7% 증가했다.
특히 세마글루티드 성분 비만치료제와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수입액은 5억5,084만달러로 전년 대비 530.7% 급증했다.
대표 품목인 위고비는 수입액이 1년 만에 약 10배 증가하며 가장 많이 수입된 바이오의약품이 됐다. 항암제 키트루다는 지난해에 이어 수입 상위권을 유지했다.
이는 국내 비만치료 시장 확대와 GLP-1 계열 치료제 수요 증가를 그대로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의약외품도 성장…치약·생리용품 소비 확대
의약외품 시장 역시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5년 의약외품 시장 규모는 1조8,414억원으로 전년보다 4.9%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수요는 감소했지만 치약과 생리용품 등 생활밀착형 제품 소비가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생산실적은 치약제가 4,515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자양강장변질제, 생리용품, 반창고류, 마스크가 뒤를 이었다.
특히 치약은 11.5%, 생리용품은 13.6% 증가한 반면 마스크는 엔데믹 이후 수요 감소로 9.1% 줄었다.
업체별 생산실적은 동아제약이 3,366억원으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LG생활건강, 유한킴벌리, 아모레퍼시픽 등이 뒤를 이었다.
"양적 성장 넘어 글로벌 경쟁력 입증"
이번 통계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양적 성장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의약품 생산은 33조원을 넘어섰고 수출은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이 전체 수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우리나라가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는 비만치료제 등 고가 바이오의약품 수입이 급증하면서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시장 구조 변화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바이오시밀러 경쟁력 유지와 CDMO 산업 확대, 신약 개발 역량 강화가 국내 제약산업의 지속 성장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