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서는 정상이었지만 일상 속에서는 질병의 신호가 드러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연속혈당측정기(CGM), 웨어러블 혈압계, 패치형 심전도 기기 등 24시간 생체신호 모니터링 기술이 발전하면서 의료의 중심이 병원에서 생활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존 건강검진은 특정 시점의 혈압과 혈당, 심전도 등을 측정하는 방식이어서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생체신호의 변화를 모두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반면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연속 모니터링은 하루 24시간 생체 데이터를 기록해 병원에서 확인하기 어려웠던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 병원에서는 정상 혈압으로 확인됐던 환자가 야간에는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야간 고혈압으로 뇌경색 위험이 높았던 사례나, 공복혈당은 정상이었지만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 식후 혈당 급상승이 확인돼 당뇨병 전단계를 진단받은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또한 병원 심전도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었지만 패치형 심전도 검사에서 수면 중 심방세동이 발견돼 뇌졸중 위험을 조기에 확인한 사례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인 연속혈당측정기는 피부 아래 조직액의 포도당 농도를 수분 간격으로 측정해 하루 288회 이상 혈당 변화를 기록한다. 이를 통해 식후 혈당 급등인 '혈당 스파이크'를 확인할 수 있어 당뇨병 발병 이전 단계부터 생활습관 개선과 예방 관리가 가능해졌다.
혈압 관리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정상인은 수면 중 혈압이 10~20% 감소하지만 일부는 밤에도 혈압이 떨어지지 않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야간 고혈압이 나타난다. 최근에는 반지형 등 웨어러블 혈압 측정기 개발이 이어지면서 수면 중 혈압까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심전도 분야에서도 패치형 심전도와 스마트워치를 활용한 장시간 모니터링이 확대되고 있다.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심방세동 등 부정맥을 일상생활에서 포착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한 뇌졸중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병원 중심 의료에서 '생활밀착형 의료(Ambient Healthcare)'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평가한다. 앞으로는 인공지능(AI)이 축적된 생체 데이터를 분석해 혈당 급등, 부정맥 발생 전조, 혈압 이상 패턴 등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질환 발생 위험까지 예측하는 예방 중심 의료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