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대서양을 항해하던 크루즈선에서 한타바이러스 집단감염이 발생해 접촉자 650여 명 가운데 13명이 확진되고 3명이 사망하면서 한타바이러스 심폐증후군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감염내과 박성희 교수(사진)는 "국내에서는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사망률이 20~35%, 최대 5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인 감염병"이라며 "감염 시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어 감염 경로와 초기 증상을 숙지하는 것이 조기 치료와 생존율 향상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타바이러스 심폐증후군은 한타바이러스의 일종인 안데스바이러스와 신 놈브레 바이러스 등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폐부종과 호흡부전, 심장 기능 저하를 특징으로 한다. 주로 아르헨티나와 칠레, 브라질, 파라과이 등 남미 국가와 미국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환자는 229명, 사망자는 59명으로 집계됐다.
감염은 주로 감염된 설치류의 소변과 분변, 타액에 직접 접촉하거나 이에 오염된 먼지와 환경에 노출될 때 발생한다. 사람 간 전파는 드물지만 동거 가족이나 간병인, 동일 객실 이용자처럼 장시간 밀접 접촉한 경우에는 전파될 수 있다. 잠복기는 4~42일이며 안데스바이러스의 평균 잠복기는 약 18일이다.
초기에는 발열과 근육통, 두통, 피로감, 오한, 구토, 복통, 설사 등 감기나 위장관 질환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2~8일이 지나면 마른기침과 호흡곤란이 발생하며 폐부종과 호흡부전, 심장성 쇼크, 부정맥, 출혈 등이 동반되는 심폐증후군으로 급격히 진행할 수 있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안데스바이러스 감염에서는 의식 저하와 경련을 동반한 뇌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박 교수는 "초기 증상이 비특이적이어서 다른 바이러스 감염이나 세균성 감염과 구별하기 쉽지 않다"며 "심폐증후군으로 진행한 이후에도 렙토스피라증, 인플루엔자, 코로나19, 세균성 폐렴, 급성호흡곤란증후군 등과 감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미 등 유행 지역 여행력과 확진자 접촉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경우 바이러스 검사 등 미생물학적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타바이러스 심폐증후군에 대한 승인된 특이 치료제나 백신은 없다. 따라서 산소치료와 기계환기, 체외막산소공급(ECMO) 등 대증 치료를 시행하며, 조기 발견 후 신속한 호흡기 및 혈역학적 지지 치료가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유행 지역 방문 시 농촌과 산림, 캠핑장, 창고 등 설치류 노출 가능성이 있는 장소의 출입을 최소화하고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박 교수는 "아르헨티나나 칠레 등 유행 지역에서 설치류에 노출됐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뒤 42일 이내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에 문의하고, 의료기관 방문 시 해외여행력과 접촉 사실을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