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가 벌레에 물린 것처럼 갑자기 부풀어 오르고 심한 가려움이 나타나는 두드러기는 평생 5명 중 1명이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피부질환이다. 대부분 일시적으로 호전되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6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 두드러기를 의심하고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전문가의 조언이다.서울대병원 알레르기면역내과 김영찬 교수는 두드러기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을 소개하며 "원인을 찾지 못하더라도 대부분 증상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와 생활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만세포 활성화가 원인… 가려움·붉은 발진 동반
두드러기는 피부와 점막에 존재하는 비만세포가 활성화되면서 히스타민 등 염증 매개물질을 분비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피부가 볼록하게 솟아오르는 팽진과 피부가 붉어지는 발적, 심한 가려움 또는 화끈거림이다.
두드러기는 증상 지속 기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된다. 팽진이나 혈관부종이 6주 이내에 사라지면 급성 두드러기, 6주를 초과해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만성 두드러기로 진단한다.
급성 두드러기는 감염이나 약물, 음식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지만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반면 만성 두드러기는 명확한 외부 원인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며 일부에서는 자가면역 기전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음주, 온도 변화, 일부 소염진통제는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체온 상승·찬 공기 등 특정 자극에도 발생
만성 두드러기는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와 특정 자극에 의해 반복되는 '만성 유발성 두드러기'로 나뉜다.
대표적인 유발성 두드러기로는 운동이나 뜨거운 환경에서 체온이 올라갈 때 발생하는 콜린성 두드러기, 피부를 긁거나 압박했을 때 나타나는 피부묘기증, 찬 공기에 노출되면 발생하는 한랭 두드러기 등이 있다.
같은 부위가 24시간 이상 지속되면 다른 질환 가능성
일반적인 두드러기 팽진은 대부분 24시간 이내에 흔적 없이 사라진다.
그러나 같은 부위의 병변이 24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통증이 심하고 멍 또는 색소침착이 남는 경우, 발열이나 관절통이 동반된다면 두드러기 혈관염 등 다른 질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의 약 40%에서는 눈꺼풀과 입술, 손발 등이 붓는 혈관부종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혈관부종은 가려움보다 통증과 압박감이 심하며 증상이 가라앉는 데 최대 72시간까지 걸릴 수 있다.
혀나 목이 붓거나 호흡곤란, 어지럼증, 실신, 구토, 심한 복통 등이 동반되면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일 수 있어 즉시 119에 신고하거나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증상 기록과 악화 요인 회피가 치료에 도움
피부 증상만 나타난 경우에는 병변 사진을 촬영하고 발생 시간, 지속 기간, 복용한 약물이나 음식 등을 함께 기록하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피부를 시원하게 유지하고 뜨거운 목욕이나 음주, 격한 운동 등 증상을 악화시키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심해지거나, 하나의 병변이 24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6주가 지나지 않았더라도 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치료 목표는 '증상 없는 일상'
두드러기는 병력과 피부 병변의 특징을 중심으로 진단하며, 급성 두드러기의 경우 특별한 위험 신호가 없다면 혈액검사나 알레르기 검사를 일률적으로 시행하지는 않는다.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는 필요에 따라 혈액검사와 염증 수치, 갑상선 검사, 총 IgE 검사 등을 환자 상태에 맞게 선별적으로 시행한다.
치료의 목표는 팽진과 가려움, 혈관부종이 없는 상태를 유지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1차 치료는 2세대 H1 항히스타민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며, 표준 용량으로 조절되지 않으면 전문의 판단에 따라 용량을 늘리거나 다음 단계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전신 스테로이드는 심한 급성 악화 시에만 단기간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생활관리에서는 개인별 악화 요인을 파악해 피하는 것이 중요하며, 증상이 잘 조절된다면 음식이나 운동을 과도하게 제한할 필요는 없다. 또한 피부를 심하게 긁거나 때를 미는 등 자극적인 행동을 줄이고 보습제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김영찬 교수는 "만성 두드러기는 검사를 해도 특정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원인을 알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며 "증상이 없는 상태를 목표로 의료진과 함께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단계적으로 조정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