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 제약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고, 의약품 품목 양도·양수 문제와 생물학적동등성(생동성) 시험을 둘러싼 제도 변화까지 겹치면서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중소 제약사는 물론 중견·대형 제약사들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어렵지 않게 꺼낸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시기에도 묵묵히 이어지는 일이 있다. 바로 사회공헌 활동이다.
최근 종근당홀딩스는 올해도 어김없이 사랑나눔 헌혈캠페인을 진행했다. 2010년부터 시작된 이 캠페인에는 지금까지 2,500명이 넘는 임직원이 헌혈에 참여했고, 2,000장이 넘는 헌혈증을 소아암 환아들을 위해 기부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소아암 환우 돕기 마라톤 후원, 환자와 가족을 위한 '찾아가는 오페라 희망이야기', 홀몸 어르신을 위한 건강밥상 나눔과 김장 나눔까지,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나 가장 먼저 손을 내민다.
이런 모습은 종근당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동아제약, 한미약품, 휴온스,보령제약,유한양행을 비롯한 많은 제약기업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지역사회와 환자를 위한 사회공헌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국내 80여 개 상장 제약사 대부분이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ESG 경영을 실천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ESG가 세계적인 경영 화두인 것은 맞다.
그러나 우리 제약기업들의 사회공헌은 단순히 ESG 평가 점수를 높이기 위한 활동으로만 볼 수 없다. 이들의 출발점에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인간존중'과 '생명존중'이라는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제약회사가 만드는 것은 단순한 제품이 아니다. 사람의 생명을 지키고 질병을 치료하는 희망이다. 그래서 제약기업의 사회공헌은 기업 이미지 관리 이전에 생명을 다루는 산업이 지녀야 할 사회적 책무이자 약속이다.
누군가는 "기업도 어려운데 왜 계속 사회공헌을 하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어려울수록 나눔을 멈추지 않는 기업이야말로 진정한 기업의 가치를 보여준다. 여유가 있을 때 하는 기부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어가는 나눔이 더 큰 울림을 주는 이유다.
헌혈은 당장 수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후원도 기업의 실적을 높여주지 않는다. 그러나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고, 한 가정에 희망을 전하는 일이라면 그 자체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최근 제약산업은 규제 강화와 정책 변화 속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 앞에서 정부와 사회의 이해와 합리적인 제도 개선을 호소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기업들이 사회를 향한 책임까지 내려놓지는 않았다.오히려 더 조용히, 더 꾸준히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인간 사랑, 건강한 사회 구현.'
많은 제약사가 창업 이념으로 내세우는 이 말은 홍보 문구가 아니라 지금도 현장에서 실천되고 있는 약속이다.
기업이 어려울 때일수록 사회는 그들의 진심을 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제약산업은 국가 보건안보를 책임지는 핵심 산업인 동시에, 국민 건강을 지키는 동반자다.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도 지속 가능한 기업이 있어야 가능하다.
기업이 살아야 더 많은 생명을 도울 수 있고, 더 큰 나눔도 이어갈 수 있다.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조건 없는 나눔을 실천하는 우리 제약기업들.그들의 묵묵한 선행이야말로 지금 이 시대가 잃지 말아야 할 가장 따뜻한 백신인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