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의 한미사이언스 보유 주식에 대한 가압류를 인용했다. 법원은 임 부회장이 신동국 회장, 송영숙 여사, 킬링턴 유한회사(라데팡스 파트너스)와 체결한 이른바 '4자 협약'상 의결권 공동행사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은 신동국 회장이 임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100억 원 규모의 위약벌 채권 보전을 위한 가압류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4자 협약은 신동국 회장과 송영숙 여사,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 유한회사가 경영권 안정화를 위해 각자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의 의결권 전부를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약정한 내용이다.
그러나 임 부회장은 협약 체결 당시 자신이 보유한 주식 9.15% 가운데 2.7%를 에쿼티퍼스트 펀드와 환매조건부 거래(Repo) 방식으로 매매했다. 이후 에쿼티퍼스트가 해당 주식을 시장에 매각하면서 임 부회장은 2025년과 2026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해당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두 차례에 걸쳐 공동 의결권 행사 약정을 이행하지 못했다.
법원은 4자 연합이 각자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상호 신뢰를 전제로 결성된 만큼, 합의가 이뤄진 안건에 대해서는 각자가 보유한 전체 지분의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할 의무가 있으며 이는 협약의 본질적인 요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임 부회장이 보유 주식 일부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 것은 4자 연합의 기본적 신뢰를 훼손한 행위로서 위약벌 대상이 된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가압류 결정은 그동안 시장에서 논란이 됐던 에쿼티퍼스트 보유 한미사이언스 주식의 처리 경위를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공시에 따르면 에쿼티퍼스트는 임주현 부회장으로부터 2.7%, 임종훈 대표로부터 3.44%, 송영숙 여사로부터 0.46% 등 총 6.6%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매매대금을 지급하고 일정 기간 이후 환매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그러나 법원 결정 내용에 따르면 임 부회장은 환매 시까지 의결권을 자신이 유지할 수 있도록 하거나 에쿼티퍼스트의 시장 매각을 제한하는 별도의 약정을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에쿼티퍼스트는 확보한 주식 대부분을 시장에 매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시장에서는 그동안 송영숙 여사와 임주현 부회장 측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던 일부 지분이 실제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임종훈 대표가 나우아이비 펀드에 한미사이언스 지분 2.5%를 매각한 뒤 향후 송영숙 여사와 임주현 부회장 측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경영권 구도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일부에서는 나우아이비에 넘어간 지분과 임 대표 가족의 지분까지 포함해 송영숙 여사와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 측의 우호지분이 약 41%에 달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가압류 결정으로 에쿼티퍼스트에 넘어갔던 6.6%의 지분이 이미 시장에 매각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실질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송영숙 여사 측 지분은 약 34.4% 수준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신동국 회장 측은 한양정밀과 함께 약 35%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향방은 임종호 부사장 등 사촌 측이 보유한 약 2.7%의 지분 움직임이 주요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나우아이비가 취득한 2.5% 지분을 별도 공시 없이 특정 주주 측 우호지분으로 분류하는 것은 공시의무 또는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 등 공익재단이 보유한 주식을 특정인의 우호지분으로 분류하는 문제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가압류 신청을 대리한 법무법인을 통해 전해진 신동국 회장의 입장도 공개됐다.
신 회장은 "이번 사안으로 4자 연합에 본질적인 균열이 생겼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무엇보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중심 체제 확립과 준법경영을 희망하고 있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올해 정기주주총회 이후에는 이사회 참석 외에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사무실도 비운 상태"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