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방문재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의사의 원격지도를 기반으로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방문재활제도를 구축하기 위한 논의가 국회에서 진행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의원은 14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대한의사협회, 대한재활의학회와 함께 「의료계의 목소리를 듣는다: 초고령사회, 원격지도 기반 안전한 방문재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운 고령자와 거동불편 환자의 재활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의사의 책임 있는 지도와 환자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리나라는 2024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인구 증가와 함께 뇌졸중과 파킨슨병, 근감소증 등 지속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고령화와 인구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는 지역에서는 의료기관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퇴원 후에도 재활치료를 계속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받기 어려운 문제가 커지고 있다. 이에 의료기관 밖에서 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문재활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환자안전과 의료인의 업무 범위, 의사의 지도 방식 및 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제시된 제도화 방향은 방문재활 확대 자체보다 의사의 ‘지도 연속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현행 지도 요건을 단순히 완화하거나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더라도 의사의 지속적인 관리와 책임 아래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격지도의 법적 개념과 운영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원격지도가 가능한 환자와 업무의 범위는 물론 의사의 환자 상태 확인주기, 허용되는 통신수단, 기록·보관 방법, 상태 악화 시 보고 및 응급대응 절차 등을 제도에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원격지도 기반 방문재활이 일회성 사업에 그치지 않도록 별도의 건강보험 수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방문에 필요한 이동시간과 인력, 원격지도 및 환자 상태 확인, 다직종 간 협업에 들어가는 비용을 적절하게 보상해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의료기관 외부에서 재활서비스가 이뤄지는 특성을 고려해 환자안전위원회 등 별도의 관리체계를 가동하고, 사고 발생 시 의사와 의료기사, 소속 의료기관 등 각 주체의 책임 범위를 사전에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한지아 의원 “의료 접근성과 환자안전, 함께 지켜야 할 가치”
한지아 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초고령사회에 대응한 재활서비스의 접근성과 연속성 확보가 시급하지만, 모든 제도는 국민의 안전을 전제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운 환자들이 필요한 재활서비스를 적시에 받을 수 있도록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그 어떤 제도도 국민의 안전보다 앞설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 접근성과 환자안전은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함께 지켜야 할 가치”라며 “국민이 안심하고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특히 원격지도 기반 방문재활이 환자안전과 의료의 연속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도록 의료계와 학계, 환자, 정부가 현실적인 정책 방향과 입법 과제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 “의사의 명확한 책임과 지도 아래 시행돼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도 방문재활이 의료기관 외부에서 이뤄지는 만큼 의사의 관리와 지도, 환자안전 확보가 제도 설계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원격지도 방식이 의사의 철저한 관리 아래 의료기사가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방문재활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의료기사가 의료기관이 아닌 장소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환자안전 확보와 업무 범위의 적정성, 지도 및 책임의 한계를 명확히 정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대한의사협회는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전문가단체로서 방문재활을 포함한 모든 돌봄 영역에서 환자안전과 의료체계의 대원칙을 바로 세우는 데 최선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청회가 의사의 명확한 책임과 지도 아래 안전하고 내실 있는 방문재활제도의 기틀을 다지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올바른 돌봄체계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청회를 통해 제시된 정책 과제는 ▲의사의 지도 연속성을 보장하는 방문재활제도 설계 ▲원격지도의 법적 정의와 적용 범위 마련 ▲환자 확인주기·통신수단·응급대응 등 세부 운영기준 구체화 ▲원격지도 기반 방문재활 수가 신설 ▲환자안전 관리 및 사고 책임체계 정립 등으로 정리된다.
향후 방문재활이 초고령사회 의료공백을 보완하는 제도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서비스 확대에 앞서 대상 환자와 제공 인력, 업무 범위, 의사의 지도 방식과 책임, 응급상황 대응체계를 법률과 하위 규정에 구체적으로 담는 후속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