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물이나 신경차단술 등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 난치성 후두부 두통 환자에게 ‘소후두신경 감압술’이 통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경외과 정문영 교수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하종호 교수,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박현주 교수와 함께 약물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만성 후두부 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소후두신경 감압술을 시행한 결과, 약 73.6%에서 6개월 후 통증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고 18일 밝혔다.
후두부 두통은 뒤통수와 귀 뒤쪽 등에 반복적인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부분 약물이나 신경차단술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지만 일부 환자는 여러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면서 만성화돼 일상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상대적으로 연구 적었던 ‘소후두신경’ 압박에 주목
후두신경은 목덜미에서 뒷머리 쪽으로 올라가는 신경으로 주변 근막이나 근육, 혈관 등에 압박을 받으면 만성적인 뒷머리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후두신경 가운데 굵은 신경인 ‘대후두신경’은 그동안 비교적 활발하게 연구됐지만 귀 뒤쪽과 뒤통수 바깥쪽 감각을 담당하는 소후두신경의 압박과 이를 해소하는 수술적 치료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연구팀은 이에 2021년 4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순천향대 부천병원에서 소후두신경 압박이 의심돼 감압술을 받은 환자 19명의 치료 결과를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환자의 연령은 22~74세였으며 수술 전 두통을 앓은 기간은 평균 6.9년에 달했다.
국제두통질환분류 제3판 기준 최초 진단은 편두통 7명, 긴장형 두통 9명, 후두신경통 3명이었다. 진단명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소후두신경이 분포하는 귀 뒤쪽과 후두부 외측에 통증이 집중됐다.
연구팀은 환자의 통증 위치와 증상을 확인하고 제2·3경추신경 차단술을 시행한 뒤 통증이 완화되는지를 평가해 소후두신경 관련 통증 가능성을 판단했다. 이후 소후두신경을 압박하거나 자극하는 주변 조직을 풀어주는 감압술을 시행했다.
VAS 9점에서 1개월 후 1점…6개월 후에도 3점
수술 효과는 ▲시각통증척도(VAS) ▲신경병성 통증 평가도구(DN4) ▲신경병성 통증 증상 척도(NPSI) ▲신체적·정신적 삶의 질 평가도구(SF-36)를 이용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통증 정도를 나타내는 VAS 중앙값은 수술 전 9점에서 수술 1개월 후 1점으로 크게 감소했다.
6개월 후에는 3점으로 다소 상승했지만 수술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유의하게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수술 6개월 후 VAS 점수가 수술 전보다 50% 이상 감소한 환자는 **19명 가운데 14명, 73.6%**로 나타났다.
신경 손상이나 자극에 따라 나타나는 화끈거림과 저림, 전기가 오는 듯한 통증 등 신경병성 통증도 개선됐다.
DN4 중앙값은 수술 전 5점에서 6개월 후 2점으로 감소했으며 NPSI 중앙값 역시 48점에서 5점으로 크게 낮아졌다.
신체적 삶의 질 43→87점·정신적 삶의 질 43→85점
통증 감소와 함께 환자들의 삶의 질에서도 개선 효과가 관찰됐다.
SF-36을 이용한 평가에서 신체적 삶의 질(PCS) 중앙값은 수술 전 43점에서 수술 후 87점으로 높아졌다. 정신적 삶의 질(MCS) 역시 43점에서 85점으로 상승했다.
연구팀은 수술 전 실시한 진단적 신경차단술과 수술 결과의 연관성에도 주목했다.
신경차단술로 통증이 완화되는 효과가 오래 지속된 환자일수록 수술 이후 신경병성 통증이 더 크게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향후 소후두신경 감압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를 선별할 때 신경차단술에 대한 반응이 참고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선별된 난치성 환자에서 새로운 수술적 치료 가능성”
정문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상대적으로 연구가 부족했던 소후두신경 감압술이 선별된 난치성 후두부 두통 환자의 통증 경감 및 삶의 질 개선 효과를 확인한 첫 연구”라고 말했다.
이어 “만성 난치성 두통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며 “고개를 숙이고 책을 보거나 사무 업무를 할 때 뒷머리 통증이 심해지는 두통이 있으나 약물 등 보존치료로 호전이 어렵다면 소후두신경 압박 가능성을 면밀히 평가한 후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19명을 대상으로 한 후향적 증례군 연구인 만큼 연구팀은 앞으로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전향적 연구와 장기 추적관찰을 시행해 구체적인 수술 적응증과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규명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Neuroscience’**에 ‘Lesser occipital nerve decompression for medically refractory occipital headache: A retrospective case serie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