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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팜헬스 제약기업 진단] 유한양행, ‘렉라자’가 바꾼 수익구조…글로벌 신약기업 전환 시험대

상반기 연결 매출 1조1,662억원·영업이익 757억원…외형·수익성 동반 성장
2분기 별도 매출 첫 6천억원 돌파…렉라자 유럽 진출 마일스톤 실적 견인
YH25724·YH35324·YH32367 등 후속 파이프라인 진전…‘포스트 렉라자’가 다음 과제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녹록지 않은 경영 및 투자 환경에 놓여 있다. 2026년 들어 국내 증시가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지만 상승세가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일부 업종과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제약·바이오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흐름도 나타났다.

하반기에는 신약개발 성과와 기술수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중심으로 제약·바이오 업종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연구개발 성과와 실적, 정책 환경 등 변수가 적지 않아 기업별 옥석 가리기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메디팜헬스뉴스는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상반기 영업실적과 연구개발(R&D), 주요 현안, 지배구조, 정책 환경과 하반기 전망을 종합 점검하는 메디팜헬스 제약기업 진단’을 연속 기획으로 진행한다.

이번 진단은 창립 100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은 이제 단순히 국내 처방의약품 시장의 대형 제약사를 넘어 자체 개발 신약의 글로벌 상업화 성과가 실제 이익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핵심은 폐암 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다.

① 실적|상반기 매출 1조1,662억원…영업이익 34.5% 증가

유한양행의 2026년 상반기 실적은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개선에 더욱 눈길이 간다.

연결 기준 상반기 매출은 약 1조1,662억원, 영업이익은 약 7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 34.5% 증가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 1조1,236억5,000만원, 영업이익 702억7,200만원, 당기순이익 849억7,400만원을 기록했다. 별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 영업이익은 29.5% 증가했다.

특히 2분기가 강했다.
별도 기준 2분기 매출은 6,140억원, 영업이익은 614억원, 당기순이익은 476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4%, 34.7%, 22.1% 증가했다. 별도 기준 분기 매출이 6,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단순한 매출 확대보다 중요한 것은 이익의 질이다.
렉라자의 글로벌 상업화가 진행되면서 기술수출에 따른 마일스톤과 라이선스 수익이 실적에 직접 반영되기 시작했다. 2분기 라이선스 수익은 5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6% 증가했다. 렉라자의 유럽 상업화에 따른 3,000만달러 규모의 마일스톤이 반영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전문의약품도 버팀목 역할을 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바미브와 아토바미브 등 주요 품목이 성장했고 해외사업도 증가하면서 본업과 기술료 수익이 동시에 실적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② 현안|‘렉라자 효과’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유한양행의 최대 현안은 명확하다.
렉라자의 글로벌 성공을 일회성 마일스톤이 아닌 지속 가능한 수익원으로 정착시키는 것이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개발한 3세대 EGFR 표적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글로벌 파트너를 통해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아미반타맙과의 병용요법으로 상업화되고 있다. 유한양행의 현재 파이프라인 설명에서도 렉라자는 국내 1·2차 치료제로 출시됐으며 미국 등에서 병용 1차 치료제로 출시된 상태로 제시돼 있다. 오시머티닙 내성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병용요법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렉라자의 의미는 단순히 신약 하나의 성공에 머물지 않는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발굴·개발한 후보물질을 글로벌 기업에 기술수출하고, 임상과 허가를 거쳐 세계 시장에서 판매한 뒤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다시 국내 기업의 실적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모델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마일스톤은 발생 시점에 따라 분기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유한양행의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는 마일스톤 자체보다 렉라자의 글로벌 처방 확대와 이에 따른 지속적인 로열티 수입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③ 파이프라인|렉라자 다음은 무엇인가

유한양행의 중장기 기업가치를 결정할 핵심 질문은 결국 ‘포스트 렉라자’다.
주목할 후보 가운데 하나가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치료제 YH25724다.

YH25724는 FGF21과 GLP-1 이중 작용기전을 가진 바이오신약 후보물질이다.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됐으나 2025년 권리가 반환됐고, 유한양행은 자체 개발로 방향을 전환했다. 2026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개발을 다시 본격화했다.

알레르기 치료 후보 YH35324(레시게르셉트)도 주목된다.
장기 지속형 고친화도 IgETrap-Fc 융합단백질 신약 후보물질로, 유한양행은 2026년 유럽 알레르기 임상면역학회(EAACI)에서 반복투여 임상 1b상 결과를 발표했다. 회사는 혈중 유리 IgE 억제 효과 등을 확인하고 후속 임상을 통한 치료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다.

면역항암제 YH32367도 있다. HER2와 4-1BB를 표적으로 하는 이중항체 후보물질로 고형암을 대상으로 임상 1/2상 단계에 있다. 초기 임상에서는 안전성과 항종양 활성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다.

결국 유한양행의 R&D 전략은 렉라자의 성공 경험을 종양 분야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면역·염증과 심혈관·신장·대사(CVRM) 분야 등으로 확대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회사가 공개한 파이프라인에도 종양, 면역·염증, 신경계, CVRM 등 다양한 영역의 후보물질이 배치돼 있다.

④ 지배구조|‘유일한 정신’과 전문경영인 체제

유한양행을 다른 국내 대형 제약사와 구별하는 중요한 특징은 지배구조다.
창업주 유일한 박사가 남긴 기업철학을 기반으로 특정 오너 일가 중심의 경영이 아닌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 왔다. 현재 대표이사는 조욱제 사장이다.

창립 100주년을 맞은 2026년은 이런 유한양행의 정체성을 다시 평가하는 해이기도 하다.
유한양행이 앞으로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하려면 전통적인 기업철학을 유지하면서도 대규모 R&D 투자와 글로벌 사업 확대에 걸맞은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⑤ 정책 환경|약가 압박 속 ‘글로벌 신약 수익’ 중요성 커져

국내 제약산업을 둘러싼 약가와 건강보험 재정 환경은 앞으로도 기업 수익성의 주요 변수다.
특히 국내 처방의약품 매출 의존도가 높은 제약사는 약가 정책 변화가 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유한양행의 렉라자 사례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국내 의약품 판매만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신약 가치를 인정받고 기술료·마일스톤·로열티를 확보하는 구조가 정책 리스크를 분산하는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한양행 역시 국내 ETC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글로벌 신약 수익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⑥ 하반기 전망|실적보다 더 중요한 ‘렉라자 글로벌 처방’

2026년 하반기 유한양행을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지표는 렉라자의 글로벌 판매 확대다.

마일스톤이 추가로 발생하면 단기 실적은 크게 개선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실제 해외 처방 확대와 이에 연동되는 로열티다.

두 번째는 자체 의약품과 전문의약품 성장이다. 기술료가 없는 분기에도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구조를 보여줘야 한다.

세 번째는 후속 파이프라인이다.
YH25724의 임상 진행, YH35324 후속 개발, YH32367 임상 성과 등이 순차적으로 확인된다면 시장의 관심은 ‘렉라자 하나를 성공시킨 회사’에서 ‘두 번째·세 번째 글로벌 신약을 만들 수 있는 회사’로 이동할 수 있다.

반대로 후속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전이 늦어진다면 렉라자 의존도가 높다는 평가가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⑦ 종합평가|100년 유한양행, ‘국민 제약사’에서 글로벌 신약기업으로

유한양행의 2026년 상반기 성적표는 긍정적이다.

상반기 연결 매출 1조1,662억원, 영업이익 757억원으로 외형과 이익이 함께 성장했고, 특히 2분기에는 별도 매출 6,140억원과 영업이익 614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그 중심에는 렉라자가 있다.
과거 유한양행의 경쟁력이 국내 영업력과 탄탄한 전문의약품 포트폴리오에 있었다면, 이제는 자체 신약을 개발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에 연결해 수익을 창출하는 능력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진짜 평가는 지금부터다.
렉라자에서 발생하는 마일스톤과 로열티가 안정적인 이익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그 자금을 다시 R&D에 투자해 YH25724·YH35324·YH32367 등 후속 파이프라인에서 두 번째 성공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창립 100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은 이제 또 다른 100년의 출발점에 서 있다.
지난 100년이 국내 대표 ‘국민 제약기업’으로 성장하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경쟁은 세계 시장에서 자체 신약으로 얼마나 지속적인 수익을 만들어내느냐에 달렸다.

렉라자는 그 가능성을 입증한 첫 번째 결과물이다. 유한양행의 다음 100년을 결정할 것은 결국 ‘렉라자 다음 신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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