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된 부위로 줄기세포를 끌어들이고 칼슘과 젖산을 방출해 새로운 뼈 형성을 촉진하도록 설계된 차세대 골재생 생체소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특히 연구진은 젖산이 단순한 대사 부산물이 아니라 줄기세포의 골분화를 촉진하는 신호물질로 작용하는 새로운 기전도 규명했다.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원장 윤상욱) 정형외과 이순철 교수 연구팀은 김정인 연구교수, 차 의과학대학교 박사과정 시페시흘레 카산드라 논졸라 연구원과 함께 손상된 뼈의 재생을 촉진하는 새로운 생체소재인 스캐폴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생체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Carbohydrate Polymers’에 게재됐다.
뼈는 골절이나 결손이 발생하면 일정 부분 자연적으로 회복할 수 있지만 손상 범위가 크면 자체적인 재생만으로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뼈가 자랄 수 있는 구조적 환경을 제공하는 스캐폴드가 연구돼 왔지만 기존 소재는 손상 부위를 지지하는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줄기세포를 손상 부위로 유도하는 동시에 실제 골형성을 촉진할 수 있는 기능성 생체소재 개발이 재생의학의 주요 연구과제로 꼽혀 왔다.
◇줄기세포 불러들이고 칼슘·젖산 서서히 방출
이순철 교수 연구팀은 줄기세포를 손상 부위로 유도하는 기능과 뼈 형성을 촉진하는 기능을 하나의 스캐폴드에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이 주목한 물질은 ‘젖산칼슘(Calcium lactate)’이다.
젖산칼슘은 분해되는 과정에서 칼슘과 젖산을 함께 방출한다. 칼슘은 새로운 뼈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무기질을 공급하고 젖산은 줄기세포가 뼈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에 관여한다.
연구팀은 식물 유래 셀룰로오스와 생체적합성 고분자를 기반으로 제작한 스캐폴드에 젖산칼슘을 적용해 새로운 골재생 소재를 개발했다.
여기에 줄기세포를 손상 부위로 유도하는 단백질인 ‘SDF-1’을 스캐폴드 표면에 결합했다. 손상 초기 줄기세포가 해당 부위로 모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뒤 스캐폴드 내부에서 칼슘과 젖산이 서서히 방출되면서 줄기세포의 골분화와 새로운 뼈 형성을 유도하도록 설계했다.
◇젖산은 단순 대사 부산물 아니다…새로운 골재생 기전 확인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젖산이 뼈 재생에 관여하는 구체적인 작용기전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젖산이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OR5AN1’ 수용체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줄기세포가 뼈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이 촉진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그동안 대사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물질로 주로 인식돼 온 젖산이 골재생 과정에서 줄기세포의 분화를 유도하는 신호물질로 기능할 수 있음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향후 골재생용 생체소재를 개발할 때 단순히 뼈를 지탱하거나 결손 부위를 채우는 구조적 역할을 넘어 세포의 행동을 조절하는 생물학적 신호까지 소재 설계에 활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동물모델서 새로운 뼈 생성·골조직 성숙도 향상
연구팀은 개발한 스캐폴드의 골재생 효과를 동물모델에서도 평가했다.
그 결과 새롭게 개발한 스캐폴드를 적용한 그룹에서 기존 소재를 사용한 그룹보다 새로운 뼈가 더 많이 생성됐으며 형성된 골조직의 성숙도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순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뼈를 단순히 지지하는 소재를 개발한 것이 아니라 손상된 부위에 줄기세포를 모으고 스스로 뼈를 만들도록 유도하는 생체소재를 구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젖산이 뼈 재생을 촉진하는 새로운 신호물질이라는 점을 밝혀 향후 골절, 골결손, 인공관절 수술 후 골재생 등 다양한 정형외과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골재생 효과는 동물모델을 기반으로 한 전임상 결과로,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안전성·유효성 검증과 임상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성과는 BRIC(생물학연구정보센터)의 ‘한국을 빛낸 사람들(한빛사)’에도 소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