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진료비 심사에 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그동안 심사 참고자료로 활용해 온 AI 의료영상 판독 결과를 진료비 심사 업무에 처음 적용했다고 밝혔다.
첫 적용 대상은 무릎관절 퇴행성관절염 분야다. 심평원은 향후 척추와 요로결석 등으로 AI 판독 결과의 심사업무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AI 판독 결과가 진료비 심사 결과를 자동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담당자가 AI 분석 결과를 다른 심사자료와 함께 검토하고 전문적·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경우 심사위원의 검토를 거치며 최종 판단은 사람이 수행한다.
◇2018년부터 축적한 AI 판독 기술, ‘참고’에서 실제 심사로
심평원은 2018년부터 딥러닝 기반 AI 기술을 이용해 의료영상을 자동 분석하는 판독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척추와 무릎관절, 요로결석 등의 의료영상을 AI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진료비 심사를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했다.
이후 축적된 의료영상과 판독 데이터를 활용해 AI 모델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전문가 검증을 거쳐 판독 정확도를 높여왔다.
심평원은 이 가운데 검증을 마친 무릎관절 퇴행성관절염 분야부터 AI 의료영상 판독 결과를 실제 심사업무에 적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AI가 심사 담당자의 판단을 돕는 참고정보를 생산하는 단계였다면 이번 조치를 계기로 실제 심사업무 과정에 AI 분석 결과가 공식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AI가 심사 결정하지 않는다…“최종 판단은 사람”
AI 활용이 진료비 심사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책임성과 판단 주체에 대한 원칙도 마련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심사 담당자는 AI 의료영상 판독 결과를 관련 심사자료와 함께 확인해 업무에 활용한다. 보다 전문적이고 의학적인 판단이 필요한 사안은 심사위원이 추가로 검토한다.
특히 AI 판독 결과 하나만으로 심사 결과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적용한다.
최종적인 진료비 심사 판단과 책임은 사람이 맡는 구조다.
심평원은 이에 앞서 「인공지능(AI) 의료영상 판독 결과 업무 적용을 위한 내부 운영·윤리 기준」을 마련했다.
기준에는 AI 판독 결과를 어떤 범위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절차와 함께 최종 판단은 사람이 담당한다는 원칙을 명시했다.
◇반복적인 영상 확인 줄여 심사기간 단축 기대
AI 의료영상 판독을 실제 업무에 적용한 배경에는 심사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높이려는 목적도 있다.
진료비 심사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의료영상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AI를 통해 줄이고, 절감된 시간을 보다 복잡하고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한 심사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심평원은 이를 통해 심사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요양기관이 요양급여비용 청구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걸리는 기간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AI 판독의 정확도와 실제 운영 결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적용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무릎에서 척추·요로결석으로 단계적 확대
심평원의 AI 심사 적용은 무릎관절 퇴행성관절염을 시작으로 척추와 요로결석 분야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향후 적용 분야가 늘어나면 AI 의료영상 분석이 건강보험 진료비 심사체계의 효율성과 일관성을 높이는 보조수단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다.
동시에 AI 판독의 정확성 관리와 오류 발생 시 검증 절차, 의료적 판단과 알고리즘 결과가 다를 경우의 처리 원칙 등 책임 있는 AI 운영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홍승권 심평원장은 “이번 사례는 그동안 참고 목적으로 활용해 온 인공지능 의료영상 판독 결과를 심사에 처음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인공지능 운영·윤리 원칙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전환(AX)을 적극 추진해 심사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디지털 보건의료 혁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