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동안 술을 마셔온 저자가 단 30일 동안 술을 끊고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직접 측정하고 기록한 책이 나왔다. 평생 금주를 선언하기보다 우선 한 달 동안 술 없이 살아본 뒤 자신의 음주 습관과 건강 상태를 점검해보자는 제안이다.
역노화체이스는 한태봉 대표의 ‘단 30일, 술 없이 살아보기’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저자가 30일 동안 금주하면서 혈액검사와 연속혈당측정기(CGM) 등을 활용해 신체 변화를 관찰한 실험 일기다.
◇알코올 의존과 건강한 음주 사이 ‘회색지대 음주자’
저자가 주목한 대상은 이른바 ‘회색지대 음주자’다. 책에서는 알코올 의존으로 진단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습관적인 음주가 반복되면서 건강이 서서히 나빠질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이렇게 설명한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7월 발표한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고위험음주율은 12.0%다. 고위험음주는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은 7잔 이상, 여성은 5잔 이상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경우를 말한다.
영국에서는 매년 1월 한 달 동안 술을 마시지 않는 ‘드라이 재뉴어리(Dry January)’가 대중적인 건강 캠페인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국내에서는 일정 기간 금주를 함께 실천하는 방식의 대중 캠페인은 아직 널리 확산되지 않은 상황이다.
◇“540개월 중 한 달뿐”…30일 후에는 절주로
책은 평생 금주를 목표로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우선 30일 동안 술을 끊어본 뒤 이후에는 자신의 상황에 맞춰 절주로 전환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한태봉 대표는 “20세부터 65세까지 45년을 음주 기간으로 가정하면 약 540개월인데, 그중 한 달은 고작 0.18%에 불과하다”며 “평생을 바꾸라는 것이 아니라 딱 한 달만 실험해보자는 제안”이라고 말했다.
특히 가을 건강검진을 앞두고 있다면 9월 한 달을 자신의 음주 습관과 건강 상태를 돌아보는 출발점으로 활용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혈액검사에 CGM까지…몸의 변화 직접 측정
30일간의 금주 실험은 단순한 체험담에 그치지 않고 객관적인 수치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저자는 금주 전후 두 차례 혈액검사를 받았으며 팔에는 연속혈당측정기(CGM)를 부착해 음식 섭취에 따른 혈당 변화를 실시간으로 기록했다. 순대곱창을 먹은 뒤 혈당이 170mg/dL까지, 김밥을 먹은 뒤에는 216mg/dL까지 상승하는 과정도 책에 담았다.
금주 실험 결과 역시 성공적인 변화만을 강조하지 않았다. 혈액검사에서 중성지방은 30% 이상 감소했지만 콜레스테롤 수치는 오히려 상승했다.
저자는 이러한 결과를 그대로 공개하면서 “25년간 망가뜨린 몸이 30일 만에 정상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욕심이었다”고 적었다.
다만 개인 한 명의 30일간 경험과 검사 결과만으로 금주의 일반적인 의학적 효과를 판단할 수는 없다.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 수치는 음주뿐 아니라 식사, 체중 변화, 운동,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영향을 받는 만큼 책에 제시된 수치는 저자 개인의 경험으로 볼 필요가 있다.
◇8개월 금주 후 다시 음주…실패 경험도 공개
저자는 과거 8개월 동안 금주에 성공한 경험도 있다. 그러나 생일에 마신 한 잔을 계기로 다시 일상적인 음주 습관으로 돌아갔다.
책은 이러한 실패를 감추기보다 새로운 금주 전략을 세우는 출발점으로 활용한다. 금주 자체를 의지력의 문제로만 접근하기보다 다시 술을 마시게 되는 상황과 습관을 파악하고 현실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절주 방법을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음주가 수명과 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2부에서는 영국의 ‘드라이 재뉴어리’ 등 해외 금주 캠페인을 소개한다. 3부는 저자의 실패 경험에서 얻은 금주 전략, 4부는 실제 30일간의 금주 일기, 5부는 금주 실험 이후 실천할 수 있는 절주 방법을 담았다.
‘단 30일, 술 없이 살아보기’는 결국 술을 평생 끊으라는 선언보다 ‘한 달 동안 술을 멈췄을 때 내 몸과 생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접 확인해보자’는 실험적 접근을 제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