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를 뽑지 않고 스마트 콘택트렌즈로 눈물 속 요산 농도를 측정하고, 인공지능(AI)이 개인별 데이터를 학습해 렌즈를 착용하지 않은 일상에서도 요산 수치 변화를 예측하는 차세대 헬스케어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아주대 의대 약리학교실 조성권 교수팀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박장웅 교수팀과 공동으로 스마트 콘택트렌즈와 AI 기반 디지털 트윈 기술을 융합한 비침습 개인 맞춤형 요산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은 기존처럼 반복적으로 채혈하지 않고 눈물 속 요산을 실시간 측정하는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측정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개인의 식이와 운동 정보를 토대로 하루 동안의 요산 변화를 예측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채혈 없이 눈물 속 요산 실시간 측정
요산(Uric Acid)은 퓨린 대사의 최종 분해산물이다.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돼 고요산혈증이 지속되면 통풍을 비롯해 여러 대사·신장·심혈관질환과 연관될 수 있다.
특히 식생활 변화 등으로 젊은 층에서도 무증상 고요산혈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는 자신의 요산 수치가 높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고요산혈증과 통풍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요산 수치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기존 혈액검사는 채혈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상에서 연속적으로 수치를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배터리가 필요 없는 무선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 렌즈가 눈물 속 요산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측정값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토끼 모델과 건강한 사람 및 통풍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눈물 속 요산 농도와 혈중 요산 농도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눈물을 이용해 혈중 요산 수준을 비침습적으로 추정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혈액과 눈물 요산 사이 ‘시차’도 질병 정보로 활용
연구팀은 혈중 요산과 눈물 속 요산의 변화가 완전히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별로 일정한 ‘시차(lag time)’가 존재한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특히 통풍 환자에서는 이러한 시차가 더 짧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단순한 요산 농도뿐 아니라 혈액과 눈물 사이의 변화 시간 차이 자체도 질병 상태를 파악하는 새로운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시차와 개인 내 변동성, 요산 증가 속도, 곡선하면적(AUC) 등 연속 모니터링을 통해 얻은 여러 지표를 기계학습 모델에 통합했다. 그 결과 건강한 사람과 통풍 환자, 치료 중인 환자를 구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바이오마커’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렌즈 벗어도 AI ‘디지털 트윈’이 요산 변화 예측
이번 연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스마트 콘택트렌즈와 AI 기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의 결합이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의 개인으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가상의 모델을 구축하고 실제 신체에서 나타날 변화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스마트 콘택트렌즈에서 축적한 개인별 요산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각 개인의 요산 변화 특성을 반영하는 디지털 트윈을 구축했다.
이를 활용하자 렌즈를 계속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식이와 운동 정보를 이용해 하루 동안의 요산 변동을 재구성할 수 있었으며, 연구에서 실제 측정값과 높은 수준으로 일치하는 결과를 보였다.
즉 스마트 콘택트렌즈가 개인별 데이터를 확보하는 ‘학습 도구’ 역할을 하고, 이후에는 AI가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상생활에서 요산 변화를 예측하는 방식이다.
◇“연속혈당측정처럼 요산 관리에도 새로운 전환 기대”
조성권 교수는 “이번 연구는 채혈이나 기기 상시 착용 없이 일상 속 요산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 헬스케어 플랫폼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연속혈당측정(CGM)이 가져온 변화와 유사한 혁신적인 전환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식이, 음주, 운동, 수분 섭취에 따른 요산 변화를 실시간에 가깝게 확인할 수 있다면 비가역적인 장기 손상이 발생하기 전에 생활습관을 개선할 수 있는 실질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아주대병원에서는 무증상 고요산혈증 및 통풍 환자를 대상으로 영양팀과 공동 개발한 요산 저하 식이 중재 연구 ‘KUDOS(Korean Urate Dietary Outcomes Study)’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Smart contact lens–trained digital twin for device-free personalized uric acid prediction’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6월 게재됐다. 연구 성과를 조명한 하이라이트는 ‘Nature Reviews Rheumatology’ 8월호에도 소개됐다.
이번 연구는 ‘눈물로 측정하는 스마트 렌즈’와 ‘측정하지 않는 시간까지 예측하는 AI’를 결합했다는 점에서 향후 통풍·고요산혈증의 일상적 모니터링과 개인 맞춤형 생활습관 관리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