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구개발(R&D)에 일정 수준 이상 투자하는 유망 중소·벤처 제약사를 대상으로 ‘준혁신형 제약기업’ 제도를 새로 도입한다. 지정 기업에는 제네릭 의약품 약가 우대 혜택 등을 제공하고 스타트업에서 글로벌 제약사까지 단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육성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지난 2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제약산업이 당면한 현안을 논의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1차 제약산업 혁신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보건복지부 제2차관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을 공동위원장으로 관계부처와 제약산업 이해관계자, 전문가, 공공기관 관계자 등 21명으로 구성됐다.
◇준혁신형 제약기업 신설…제네릭 약가 우대
이번 협의체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준혁신형 제약기업’ 제도 도입이다.
정부는 연구개발에 일정 수준 이상 투자하는 유망 중소·벤처 제약사를 지원하기 위해 준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준혁신형 제약기업→혁신형 제약기업→글로벌 수준 제약사’로 이어지는 단계별 제약기업 육성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준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지정된 기업에는 제네릭 의약품 약가 우대 혜택 등이 주어질 예정이다. 정부는 연내 관련 법적 근거를 마련한 뒤 신규 신청·접수에 들어갈 계획이다.
구체적인 인증요건과 지원범위가 확정되면 중소·벤처 제약사의 연구개발 투자와 성장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혁신형 제약기업 R&D 기준 강화…12월 신규 인증
기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도도 개편됐다.
정부는 지난 7월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하위법령을 개정해 혁신형 제약기업의 R&D 투자기준을 강화하고 리베이트 관련 인증요건 합리화, 인증기준 개편, 외국계 제약사 유형 구분 등을 추진했다.
2026년 하반기 혁신형 제약기업 신규 인증은 지난 8월 18일부터 오는 9월 18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이후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 제약산업육성·지원위원회에서 최종 확정·고시할 예정이다.
정부는 기존 혁신형 제약기업과 새로 도입할 준혁신형 제약기업을 연계해 기업의 규모와 연구개발 역량에 따른 단계적인 성장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CSO 관리부터 제네릭 구조개편·AI 신약개발까지 논의
민·관협의체가 앞으로 다룰 의제도 광범위하다.
협의체는 제약산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혁신형 및 준혁신형 제약기업 육성 ▲의약품 판매위탁사(CSO) 관리·감독 강화 ▲제네릭 중심 기업의 규모화·전문화 및 수출기업화 ▲바이오신약·개량신약·천연물신약 개발 촉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 촉진 및 제조혁신 등을 주요 과제로 논의한다.
특히 제네릭 의약품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국내 제약기업을 규모화·전문화하고 수출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공식 논의 의제에 포함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최근 국내 제약산업이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상당수 중소 제약사는 여전히 내수와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향후 협의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산업구조 개선책을 내놓을지가 관심사다.
의약품 판매위탁사(CSO)의 관리·감독 강화도 주요 논의 대상이다. 정부는 제약산업의 유통·영업 질서를 개선하는 한편 연구개발과 생산, 수출 등 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을 함께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AI를 활용한 신약개발과 의약품 제조혁신도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협의체는 향후 산업환경과 정책 필요성에 따라 제약산업 경쟁력 강화와 생태계 발전에 필요한 과제를 추가하거나 조정하고 필요할 경우 참여 위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업계 함께 제약산업 구조개편 논의
이번 민·관협의체 출범으로 혁신형 제약기업 육성부터 중소·벤처기업 성장지원, 제네릭 중심 기업의 구조개편, 신약개발, AI 활용, 의약품 영업질서 개선까지 국내 제약산업의 주요 현안을 정부와 산업계가 한 테이블에서 논의하는 공식 협의체가 가동됐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본 협의체에서 우리나라의 제약산업 현주소를 공유하고 치열한 논의를 통해 향후 우리나라의 성장을 이끌어갈 제약산업의 육성·발전 방향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동위원장인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본 협의체에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제시한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 R&D 및 제품 생산 등 제약바이오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발전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