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심장수술에 필요한 인공혈관 공급이 중단돼 환자들이 수술받지 못할 위기에 놓였던 이른바 ‘고어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가 희소·필수 의료기기의 공급체계와 치료재료 가격 보상제도를 전면적으로 들여다본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산업계와 의료계, 관련 전문가가 참여하는 ‘의료기기(치료재료) 제도개선 협의체’를 9일부터 본격 운영하고 필수 의료기기의 안정적인 공급과 수급불안 해소, 적정 가격 보상체계 마련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체 출범의 직접적인 배경 가운데 하나는 2019년 발생한 ‘고어사태’다. 당시 미국 고어사가 소아 심장수술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인공혈관의 국내 공급을 전면 중단하면서 환아들이 제때 수술받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
정부는 이 같은 희소·필수 의료기기의 공급 중단이나 부족 사태를 사전에 예방하는 한편, 낮은 가격으로 인해 공급 지속에 어려움이 제기돼 온 일부 의료기기·치료재료에 대해서도 적정한 보상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디지털 의료기기를 비롯한 새로운 의료기술이 빠르게 등장하면서 기존 치료재료 관리와 보상체계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새로운 의료기술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확보하면서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협의체는 크게 ▲희소·필수 의료기기의 안정적 공급과 수급불안 해소 ▲상한금액 산정기준 개선 등을 통한 적정 가격 보상체계 마련 ▲의료기기 등재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 걸친 효율적 관리체계 구축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특히 필수 의료기기의 경우 가격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공급업체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공급을 축소할 경우 환자 치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과 건강보험의 적정 보상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협의체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반대로 새로운 고가 의료기기와 치료재료가 잇따라 등장하는 상황에서는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등재와 가격 결정, 사후관리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유정민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이번 논의기구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수렴하는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며 “필수 의료기기의 안정적 공급, 합리적인 보상체계 마련과 건강보험 재정 효율성 향상을 통해 국민건강 증진과 의료환경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산업계와 의료계, 전문가를 한자리에 모아 치료재료 제도 전반에 대한 논의에 착수하면서 향후 희소·필수 의료기기의 공급 안정성을 어떻게 확보할지, 저평가된 치료재료의 보상수준을 어떤 기준으로 조정할지가 제도개선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