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부비만과 높은 중성지방, 낮은 HDL 콜레스테롤, 높은 혈압 등 대사건강의 이상이 위암 위험과 관련된 전암성 병변인 위축성 위염과 연관될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위축성 위염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관련 요인을 고려한 분석에서도 대사증후군과 중등도 위축성 위염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양선영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정소이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송은영 교수 연구팀은 건강검진 수진자 1만2,353명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위축성 위염은 만성적인 염증으로 위 점막이 얇아지고 위축된 상태를 말한다. 위암 발생 위험과 관련된 주요 전암성 병변으로 위암 위험을 평가할 때 중요하게 살펴보는 소견이다. 특히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은 위축성 위염과 위암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을 비롯해 높은 혈압과 혈당, 중성지방 증가, 이른바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HDL 콜레스테롤 감소 등 여러 대사 이상이 함께 나타나는 상태다.
기존 국내 연구에서는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위암 발생 위험이 26% 높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위암의 주요 위험요인인 헬리코박터균의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 관련 요인과 생활습관 등을 고려한 뒤에도 대사증후군과 위축성 위염 사이에 연관성이 나타나는지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건강검진 목적으로 위내시경을 받은 수진자 가운데 주요 정보가 누락됐거나 위암 병력 또는 의심 소견이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한 총 1만2,353명을 분석했다.
위내시경을 통해 위 점막의 위축 정도를 단계별로 평가하고 대사증후군 및 각각의 구성요소와 위축성 위염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봤다.
분석 결과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대상자에서 대사증후군과 중등도 위축성 위염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대사증후군의 개별 구성요소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복부비만과 높은 중성지방, 낮은 HDL 콜레스테롤, 높은 혈압이 중등도 위축성 위염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반면 공복혈당 상승에서는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의 영향을 보다 엄격하게 배제하기 위해 제균치료를 받은 적이 없으면서 헬리코박터균 항체검사에서도 음성인 사람만 별도로 분석했다. 이들에서도 대사증후군과 중등도 위축성 위염 사이의 연관성은 유지됐다.
이는 위축성 위염의 주요 위험요인인 헬리코박터균 관련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대사증후군과 위 점막의 위축성 변화가 서로 연관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만 이번 결과만으로 대사증후군이 위축성 위염을 직접 일으킨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번 연구는 특정 시점에서 질환과 위험요인의 관계를 살펴본 관찰연구로 원인과 결과를 규명한 연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양선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건강검진 위내시경 자료를 활용해 위축성 위염의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관련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대사증후군과 일부 대사 이상이 중등도 위축성 변화와 연관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사증후군이 위축성 위염을 직접적으로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향후 장기간 추적 연구를 통해 대사증후군 개선이 위 점막 위축의 진행과 위암 예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대사 이상과 위 점막 위축의 관계가 보다 명확하게 확인될 경우 기존 헬리코박터균 중심의 위암 위험평가에 비만과 혈압, 지질 등 대사건강 요인을 함께 고려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Digestive Diseases and Sciences’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