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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ㆍ약사

/제약·바이오 공시 주간 분석/ …3,508억 수주부터 600억 조달·FDA 임상보류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장기 CMO 계약·바이오비쥬 대규모 CB 발행…휴메딕스 자사주 소각
SK바이오팜 부분 임상보류·보로노이 임상계획 조정…일양약품은 불성실공시 지정예고



이번 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공시는 대형 수주와 자금조달, 주주환원, 신약 임상시험 변경과 규제 리스크까지 기업별 명암이 뚜렷하게 갈렸다.

9월 7일부터 11일까지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공시를 살펴본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500억원을 웃도는 장기 위탁생산 계약을 확보했고 바이오비쥬는 6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통해 공격적인 성장자금 조달에 나섰다.

반면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의 미국 임상시험에서 부분 임상보류 통보를 받았고, 보로노이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의 국가별 임상계획을 조정했다. 일양약품은 과거 공급계약 관련 공시 문제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를 받았다.

여기에 휴메딕스의 자사주 소각, 셀로맥스사이언스의 분기배당 기준일 결정,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의 IR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주 공시는 각 회사의 사업전략과 자본정책을 비교해 볼 수 있는 한 주가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유럽 제약사와 3,508억원 장기 CMO 계약

이번 주 제약·바이오 공시 가운데 금액 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일 유럽 소재 제약사와 2억6,218만2,000달러, 약 3,508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상대와 생산제품은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으며 계약 기간은 2033년 12월31일까지다.
이번 계약은 올해 공시 기준 여섯 번째 수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창립 이후 누적 수주액은 219억달러 규모로 확대됐다. 단기 매출보다 장기간 생산물량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향후 공장 가동률과 중장기 매출 기반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바이오비쥬, 600억원 CB…이번 주 자금조달 '최대어'

바이오비쥬는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6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조달자금 가운데 400억원은 시설자금, 2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특히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이고, 전환가액은 주당 1만4,000원으로 기준주가보다 약 26% 높게 설정됐다. 주가 하락 시 전환가액을 낮추는 리픽싱 조항도 적용하지 않았다.

전환권이 전부 행사되면 발행될 수 있는 주식은 428만5,714주로 기존 발행주식총수의 약 22.5% 수준이다.
발행금액의 최대 50%에 대해서는 회사가 매도청구권, 이른바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대규모 CB인 만큼 잠재적 주식 희석 가능성은 살펴봐야 하지만 무이자·할증 발행과 리픽싱 미적용 조건도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다.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미국 임상 2·3상 '부분 보류'

신약개발 부문에서는 SK바이오팜 공시가 주목된다.
SK바이오팜은 10일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Opakalim·BHV-7000)의 미국 임상 2·3상 시험과 관련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Partial Clinical Hold', 즉 부분 임상보류 통보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부분 임상보류는 해당 임상 프로그램 전체가 곧바로 폐기되거나 개발이 종료됐다는 의미와는 구분해야 한다. FDA가 요구한 사항과 회사의 보완조치, 이후 임상 재개 범위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향후 회사가 FDA와의 협의를 통해 어떤 자료를 보완하고 임상시험 진행 범위를 어떻게 조정하는지가 오파칼림 개발 일정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보로노이, VRN110755 글로벌 임상 국가별 전략 조정

보로노이는 이번 주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VRN110755와 관련해 여러 건의 임상시험 공시를 냈다.

7일 임상시험계획 변경승인 관련 정정공시를 제출한 데 이어 9일에는 임상시험계획 변경승인 신청 정정과 임상시험계획 자진취하 등의 공시를 냈다.

특히 캐나다 보건당국에 제출했던 1·2상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을 철회했다. 반면 대만·호주·싱가포르·유럽·말레이시아·태국·홍콩 등 다른 지역의 임상계획은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공시는 VRN110755 글로벌 개발 전체의 중단이라기보다 국가별 규제 대응과 임상전략 조정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회사가 향후 캐나다에서 자료를 보완해 다시 제출할지 여부도 지켜볼 대목이다.

보로노이는 같은 날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공시도 제출했고 10일에는 해당 공시에 대한 기재정정도 냈다. 신약개발 공시와 별개로 임직원 보상과 관련한 지분 희석 가능성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휴메딕스, 50억원 자사주 전량 소각

휴메딕스는 자금조달 기업들과 정반대 방향의 자본정책을 선택했다.
회사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보통주 18만4,000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장부가액 기준 약 50억원으로 전체 발행주식총수의 1.64%에 해당한다. 소각 예정일은 9월21일이다.
이번 주식은 지난 6월10일부터 9월9일까지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통해 시장에서 매입한 물량으로 취득 완료 직후 전량 소각을 결정했다.

배당가능이익 범위에서 취득한 자기주식을 소각하기 때문에 발행주식 수는 줄지만 자본금에는 변화가 없다.
휴메딕스는 자사주 매입·소각과 함께 분기배당 정책도 운영하고 있어 단순한 일회성 자사주 취득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전략으로 읽힌다.

일양약품, 공급계약 공시 문제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

이번 주 공시 가운데 투자자가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대목은 일양약품이다.
한국거래소는 10일 일양약품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쟁점은 과거 단일판매·공급계약과 관련한 지연공시 및 중요사항 미기재 등이다.

거래소가 밝힌 내용에는 2014년 체결된 단일판매·공급계약 이후 발생한 정정사항의 지연공시와 2025년 9월 공시된 공급계약의 중요사항 미기재, 2026년 3월 발생한 계약 해지의 지연공시 등이 포함됐다.

다만 현 단계는 '지정'이 아니라 '지정예고'다. 일양약품은 9월21일까지 이의를 신청할 수 있으며 실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와 벌점은 이후 확정된다.
따라서 기사에서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이미 확정된 것처럼 표현해서는 안 된다.

HLB제약, 608억원 유상증자 구주주 청약

HLB제약은 10일부터 11일까지 유상증자 구주주 청약을 진행했다.
최종 발행가액 하락으로 조달 예정금액은 약 608억원 수준이다. 당초 계획했던 약 1,200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회사는 조달 규모가 감소했음에도 향남 신공장 건설 등 생산능력 확대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향후 구주주 및 일반공모 청약 결과와 최종 납입 규모가 실제 투자여력을 결정할 전망이다.

셀로맥스사이언스, 분기배당 위한 기준일 결정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공시도 이어졌다.
셀로맥스사이언스는 10일 중간·분기배당을 위한 주주명부 기준일 결정 공시를 제출했다.

이번 공시는 실제 배당금액을 확정한 공시와는 구분된다. 배당 받을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절차인 만큼 향후 이사회에서 결정될 배당 규모와 지급 일정 등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휴젤·압타바이오·한국콜마 등 기관투자자 접촉 확대

이번 주에는 직접적인 자금조달이나 계약 외에 기업설명회 관련 공시도 잇따랐다.
휴젤은 9일 회사 소개와 주요 사업현황에 대한 투자자 이해 증진을 목적으로 IR 일정을 진행했다.

압타바이오는 같은 날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NDR을 열고 연구개발 현황과 주요 사업,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회사는 키움증권 후원으로 서울 소재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미팅을 진행했다.

한국콜마도 이번 주 국내외 기관투자자 접촉을 이어갔다. NH증권 행사와 KB금융그룹 Korea Conference 등에 참가해 사업 현황을 설명했다.
한국콜마는 화장품뿐 아니라 의약품 사업도 영위하고 있어 제약·헬스케어 기업 IR 흐름에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주 '짧은 공시'도 적지 않았다

이밖에도 이번 주 제약·바이오 및 헬스케어 기업에서는 신탁계약 종료와 자기주식 취득상황 보고, 스톡옵션 관련 정정,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IR 등 상대적으로 작은 공시가 이어졌다.

휴메딕스는 자사주 소각 하루 전인 9일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해지결과보고서와 신탁계약에 의한 취득상황보고서를 제출했다. 실제 자기주식 취득을 끝낸 뒤 바로 소각 결의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일련의 자본정책으로 볼 수 있다.

보로노이는 VRN110755의 국가별 임상계획 변경·철회 공시 외에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및 정정공시까지 제출했다.
압타바이오·휴젤·한국콜마 등은 직접적인 재무 변화가 발생하는 공시는 아니지만 기관투자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는 IR 활동을 이어갔다.

이처럼 단순 IR, 정정, 스톡옵션, 배당 기준일, 자기주식 취득결과와 같은 공시는 개별 건만 놓고 보면 중요도가 낮아 보이지만 여러 건을 연속해 살펴보면 각 회사의 자본정책과 투자자 대응 방향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간 공시 분석에서는 빼놓기 어렵다.

이번 주 공시, '수주·자금·임상·주주환원' 네 방향으로 갈렸다

이번 주 제약·바이오 공시를 크게 나누면 네 방향이다.
첫째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508억원 CMO 계약으로 대표되는 '사업성과'다. 장기간 생산물량을 확보하는 수주는 실제 매출로 연결될 사업 기반을 의미한다.

둘째는 바이오비쥬와 HLB제약으로 대표되는 '성장자금 확보'다. 외부자금을 끌어들여 생산시설과 사업 확대에 투자하지만 증자나 CB 발행은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과도 연결될 수 있어 조달조건을 함께 봐야 한다.

셋째는 SK바이오팜과 보로노이에서 나타난 '임상 변수'다. 신약개발 기업은 임상시험 승인·변경·보류·철회라는 단어 하나보다 해당 결정이 어느 국가, 어느 시험단계, 어느 환자군에 해당하는지를 구분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

넷째는 휴메딕스로 대표되는 '주주환원'이다.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과 달리 기존 자금을 활용해 자기주식을 취득하고 이를 다시 소각한다는 점에서 방향이 다르다.

여기에 일양약품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는 공시 자체의 신뢰성이 기업가치 평가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

결국 9월 둘째 주 제약·바이오 공시는 대형 수주 한 건이나 임상 결과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 한쪽에서는 수천억원의 장기 생산계약을 따내고, 다른 쪽에서는 수백억원의 성장자금을 조달했으며, 또 다른 기업에서는 임상시험의 속도를 조절했다.

작은 공시까지 들여다보면 흐름은 더 선명하다. 자사주 취득과 소각, 배당 준비, 스톡옵션, 기관투자자 IR 등 기업들이 사업뿐 아니라 자본시장과 주주를 바라보는 전략도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

이번 주 공시가 보여준 제약·바이오업계의 키워드는 결국 '누가 돈을 벌 계약을 확보했고, 누가 돈을 조달했으며, 누가 신약개발의 다음 관문을 넘고 있는가'로 압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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