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가 마지막이었다. 그 뒤로 77년. 분단으로 헤어진 가족은 다시 만나지 못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도 가족을 향한 기다림을 이어가는 고령 이산가족들을 위해 대한적십자사가 직접 찾아가는 위로 활동에 나선다.
대한적십자사(회장 직무대행 김홍국)는 추석을 맞아 전국 각 지역에 거주하는 고령 이산가족 15명을 방문해 안부를 살피고 명절 선물과 위로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오랜 세월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명절을 보내야 하는 고령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분단으로 헤어진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사연을 직접 듣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에서는 박종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이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김숙경 어르신(83)의 자택을 찾았다. 박 사무총장은 김 어르신에게 명절 선물과 위로금을 전달하고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적십자사의 활동을 설명했다.
김 어르신의 가족사는 분단이 한 가족의 삶에 남긴 긴 세월을 그대로 보여준다.
평안북도 위원면 출신인 김 어르신은 해방 이후 어머니와 첫째·넷째 언니와 함께 평양을 떠나 서울로 내려왔다. 당시 아버지는 고향집 매각대금을 받기 위해 다시 고향으로 향했지만 끝내 남쪽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가족이 아버지의 소식을 마지막으로 접한 것은 1949년이었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를 끝으로 연락이 끊겼고 이후 분단의 장벽에 가로막혀 가족은 다시 만나지 못했다.
이산가족들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고 다시 만날 수 있는 시간 역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남북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할 대표적인 인도적 과제로 보고 가족 생사확인과 대면·화상상봉, 영상편지 제작 등 다양한 형태의 교류를 지원해 왔다.
남북 간 대화와 교류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산가족들의 사연과 요구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향후 교류가 재개될 경우에 대비한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고령 이산가족을 직접 찾아 위로하는 활동과 함께 이들의 삶과 가족에 대한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는 생애보 제작 등 지원사업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추석에도 전국 15명의 고령 이산가족을 찾아가는 적십자사의 위로 방문은 단순한 명절 지원을 넘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이산가족 문제를 다시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