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허리가 굽고 등이 앞으로 휘는 현상과 관련해 척추체의 구조적 변화를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의료원장 겸 병원장 고동현 신부)은 최근 마취통증의학과 김영욱 교수가 여성 409명의 척추 자기공명영상(MRI)을 분석해 연령에 따른 척추체의 형태 변화를 수치로 확인한 연구를 발표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Age-related changes in dorsal and ventral vertebral body height of the T12 vertebra in females: A magnetic resonance imaging study’라는 제목으로 SCI급 국제학술지인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김영욱 교수는 이번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해 연구 개념 및 방법론 설계, 데이터 수집 및 분석 등을 주도했다.
연구팀은 20세부터 90세까지 여성 409명을 연령에 따라 6개 그룹으로 나누고 척추 MRI를 분석해, 연령에 따른 제12흉추(T12) 척추체의 앞쪽(ventral)과 뒤쪽(dorsal) 높이를 측정하고 비교·분석했다.
제12흉추는 등과 허리가 만나는 부위에 위치해 상체의 하중을 지지하고 몸을 굽히고 펴는 움직임에 관여하며 다양한 힘이 집중되는 부위다.
분석 결과, 가장 젊은 군(20~39세)의 제12흉추 앞·뒤 높이는 각각 평균 22.78mm, 24.67mm인 것으로 측정됐으며 최고령군(80세 이상)은 17.52mm, 19.80mm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폭은 각각 26.1%, 21.9%였으며, 척추체 앞쪽의 감소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와 척추체 높이 사이에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나이가 들수록 척추뼈가 단순히 전체적으로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앞쪽이 뒤쪽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낮아지는 형태학적 변화가 나타나는 사실을 객관적인 수치로 보여준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가 고령층에서 흔히 관찰되는 ‘허리가 앞으로 굽는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람은 서 있을 때 체중이 척추에 실리고 척추뼈의 앞부분이 척추체 중심보다 전방에 있어 더 큰 압박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며, 여기에 노화에 따른 해면골 구조와 피질골의 변화가 더해져 척추뼈 앞쪽 높이의 감소가 더 두드러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영욱 교수는 “나이가 들면서 허리가 굽는 현상은 흔히 관찰됐지만, 이번 연구는 MRI를 이용해 연령에 따른 척추체 앞뒤 높이의 차이를 수치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특히 척추체 앞쪽 높이의 감소 폭이 더 크다는 결과는 노화에 따른 척추 형태와 자세 변화의 기전을 이해하는 데 객관적인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척추체 앞쪽 높이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 척추뼈가 앞쪽으로 쐐기 모양을 이루는 전방 쐐기 변형(anterior wedg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척추 정렬 변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고, 고령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흉요추 압박 골절을 이해하는 데에도 하나의 구조적 근거를 제공한다.
김 교수는 “이번 결과는 노화가 척추 변형의 직접적인 원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이와 척추체 높이 감소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로 해석해야 한다”며 “향후 골밀도와 골다공증, 척추정렬, 척추골절 등을 함께 평가하는 대규모 종단 연구를 통해 임상적 의미를 보다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