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이 규제 강화와 가격 압력,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다시 성장 국면에 진입하는 가운데, 향후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키워드로 AI의 전략적 내재화와 조직준비도(Organizational Readiness)가 제시됐다. 기술 도입을 넘어 의사결정과 사업 전략 전반에 AI를 통합하고, 외부 혁신을 신속히 흡수·실행할 수 있는 조직 역량을 갖춘 기업만이 2026년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진단이다.
재단법인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재단(대표 허경화, 이하 KIMCo재단)은 지난 1월 23일 ‘2026 제약·바이오 산업 전망’을 주제로 2026년 제1회 KIMCo TALK 웨비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텍, 유관기관 관계자 등 약 60명이 온라인으로 참석해 글로벌 산업 환경 변화와 중장기 전략 방향을 공유했다.
이날 연사로 나선 딜로이트 APAC Life Sciences & Health Care(LSHC) Commercial & Policy Strategy Lead 이용호 이사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이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환경 속에서도 비용 효율화 중심의 방어적 전략에서 벗어나, 기술과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공격적 성장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용호 이사는 AI를 제약·바이오 산업의 핵심 화두로 다시 한번 강조했다. 신약 발굴, 임상 설계, 데이터 분석, 상업화 전략 전반에서 AI 활용 가능성은 확대되고 있으나, 실제로 유의미한 재무 성과로 연결한 사례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많은 기업이 AI를 도입하는 데 그치고 있다”며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의사결정 체계와 사업 전략에 통합할 수 있는 역량이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AI 기술 인프라와 인재 측면에서 높은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규제가 적용되는 임상·허가·의료 영역에서의 실제 활용은 아직 제한적”이라며 “제도와 실행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에서는 조직준비도(organizational readiness) 역시 향후 기업 성과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집중 조명됐다. 조직준비도는 ▲잠재적 위험 요소를 사전에 인지하는 역량 ▲위험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 ▲새로운 기술과 산업 변화를 빠르게 수용·적응하는 능력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용호 이사는 “조직준비도는 단순한 내부 운영 지표를 넘어 기업의 재무성과를 예측하는 중요한 변수”라며 “특히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은 외부 혁신(external innovation)에 대한 개방성과 이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성장을 견인할 유망 분야로는 세포·유전자 치료제(Cell & Gene Therapy), RNA 치료제, 항체약물접합체(ADC)가 제시됐다. 그는 “이들 분야는 이미 글로벌 빅파마와 선도 바이오텍을 중심으로 투자와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국내 기업 역시 단기 성과에 집중하기보다 중장기 관점에서 기술 축적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허경화 KIMCo재단 대표는 “2026년을 향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변화는 한국 기업들에게 도전이자 기회”라며 “KIMCo재단은 앞으로도 산업계가 직면한 주요 이슈와 글로벌 트렌드를 공유하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