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다제내성 진균 감염병인 칸디다 오리스 감염증을 법정감염병으로 신규 지정하고 본격적인 관리에 나선다.
질병관리청은 칸디다 오리스 감염증을 오는 3월 29일부터 제4급 법정감염병이자 의료관련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한다고 밝혔다. 제4급 감염병은 유행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표본감시가 필요한 감염병으로, 의료관련감염병은 의료행위 과정에서 발생해 별도의 감시가 요구되는 질환이다.
칸디다 오리스 감염증은 진균인 칸디다 오리스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질환으로, 환자 간 접촉이나 오염된 의료기기, 환경, 의료진의 손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특히 항진균제에 대한 내성이 높고 의료환경에서 장기간 생존이 가능해 면역저하 환자에서 침습성 감염으로 진행될 경우 중증화나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감염병은 2009년 일본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 60여 개국 이상에서 발생이 확인됐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확산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장기 입원 환자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전파가 이뤄지고 있어 보건의료체계 전반에 부담을 주는 주요 감염병으로 평가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2년 ‘진균 우선순위 병원체 목록’에서 칸디다 오리스를 최상위 위험군으로 분류했으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긴급 위협 병원체’로 지정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공중보건 위협이 큰 병원체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비교적 병원성이 낮은 유형이 주로 보고됐으나, 최근 고병원성 유형 감염 사례가 잇따르면서 국가 차원의 감시와 관리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2024년부터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발생 및 감염관리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감염관리 안내서를 배포하는 등 선제 대응을 추진해왔다. 이후 전문가 자문과 학회 검토, 공청회 등을 거쳐 이번 법정감염병 지정이 최종 확정됐다.
이번 지정에 따라 칸디다 오리스 감염증은 전국 368개 표본감시기관을 중심으로 환자 및 병원체 보유자에 대한 신고·보고가 이뤄진다. 이를 통해 의료기관 내 발생 양상을 보다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격리실 입원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해지면서 환자 치료와 의료기관의 부담도 일부 완화될 전망이다.
질병관리청은 의료현장의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칸디다 오리스 감염증 관리지침’을 제정·배포하고, 지자체 및 의료기관 담당자를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를 실시했다. 지침에는 감시체계 운영, 선별검사, 환자 및 접촉자 관리, 격리 및 환경 소독 등 실무 중심의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감염 전문 인력이 부족한 의료기관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항진균제 선택 등 치료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권고안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지정은 의료기관 내 확산 위험이 높은 다제내성 진균 감염병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리체계를 본격적으로 구축하는 계기”라며 “감시체계를 통해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진단과 치료, 감염관리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