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 인지 먼저 떨어지면 치매 위험 7배↑”… 파킨슨병 조기 예측 단서 확인

  • 등록 2026.03.27 08:5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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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공간 인지능력 빨리 떨어질수록 치매 전환 위험 커져


파킨슨병 환자에서 시각·공간 인지능력이 다른 인지 영역보다 먼저 저하될 경우 치매로 진행될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치매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뇌질환 연구기반 조성 연구사업(BRIDGE)’을 통해 수행한 연구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연구팀이 초기 파킨슨병 환자 474명을 대상으로 약 3.5년 이상 추적 관찰해 진행됐으며, 결과는 국제학술지 「Alzheimer’s & Dementia」에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시각·공간 인지능력이 먼저 저하된 환자는 기억력 저하가 먼저 나타난 경우보다 치매로 진행될 위험이 7.3배 높았고, 전두엽 기능 저하가 먼저 나타난 경우보다도 3.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은 떨림, 경직, 운동 느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으로, 인지기능 저하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약 40%의 환자가 발병 후 10년 이내 치매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조기 예측과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다.

그동안은 어떤 인지기능이 먼저 저하될 때 치매 위험이 높은지 명확하지 않았고, 단일 시점의 검사 결과만으로는 질환 진행을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나는 ‘순서’에 주목해 환자를 유형별로 나누어 분석했다.

그 결과 시각·공간 인지능력이 먼저 저하되는 환자군에서 가장 높은 치매 위험이 확인됐다. 영상검사에서도 동일한 경향이 나타나, 해당 환자군에서는 시각·공간 기능과 관련된 뇌 영역에서 기능 저하와 도파민 감소가 더 뚜렷하게 관찰됐다.

연구를 주도한 정석종 교수는 “인지기능 저하의 순서를 기반으로 분석해 치매 진행 위험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초기 시각·공간 기능장애 환자를 조기에 선별해 개인 맞춤형 중재 전략을 설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파킨슨병 환자 코호트에서 치매 고위험군 선별 기준을 확장·검증하고, 예방 및 관리 전략으로 연계하는 후속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파킨슨병 환자의 치매 진행을 조기에 예측하는 것은 환자 관리와 삶의 질 향상에 매우 중요하다”며 “인지기능 변화 양상을 기반으로 한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정밀한 치매 예방 및 관리 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재영 기자 imph7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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