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진단기준.... 한국 지나치게 엄격

  • 등록 2017.01.18 09: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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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지현 교수, 국내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의 유병률 규명 SCI 논문 발표

흔히 ‘조울증’이라 불리는 양극성 장애는 기분이 지나치게 들뜨거나 심하게 변하고 활동량, 의욕 등이 지나치게 증가하는 조증과 그 반대 상태인 우울증의 양극이 반복되는 정신장애로, 미국정신건강의학회의 진단기준인 ‘DSM-5’에 따라 제1형(조증+우울증)과 2형(경조증+우울증)으로 분류한다.


인하대병원 김지현 교수(제1저자)와 경북대병원 장성만 교수(교신저자) 등 국내 7개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공동 연구팀은, 미국 등 서구권에서 통상 2~3% 정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양극성 장애 유병률이 유독 한국에서는 0.2~0.3%로 극히 낮게 보고되어 온 결과에 주목했다.


이들 연구진은 기존의 양극성 장애 진단기준이 한국에서는 지나치게 엄격한 것으로 보고, 기분장애설문지(Mood Disorder Questionnaire, MDQ)라는 도구를 이용해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의 유병률을 측정하였다.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란, 기존의 제1형 및 2형 양극성장애 뿐 아니라 가벼운 수준의 양극성 기분조절 장애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 연구는 2011년 전국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의 일환으로 시행되어 3,0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그 결과,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로 진단 가능한 사람이 한국 전체 인구의 4.3%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서구권 국가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또한,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에 해당하는 사람 중 78.3%는 기존의 진단기준을 따르면 우울장애(35.4%)나 불안장애(35.1%), 알코올 및 니코틴 등의 물질사용장애(51.9%)로 진단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인하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지현 교수는 “진단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가벼운 양극성 기분장애라 할지라도 예후와 기능저하, 자살 등의 위험성은 제1형이나 2형에 못지 않게 심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단에서 배제되어 향후 증상이 심해지거나, 다른 정신 장애로 진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하였다.


이는 현재의 임상 현장 및 국가 정신보건정책에서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 문제가 과소평가되어 왔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정동장애학회(ISAD) 공식학회지 정동장애학술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2016년 10월호에 게재되었다.

김영숙 기자 imph7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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