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대리 오늘 왜 저렇게 예민해?”
“그날인가 봐”
더부룩함·분노와 짜증·집중력 장애 등 소위 ‘그날’이 되면 으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월경전전증후군. 이러한 월경전증후군이 직장 여성들에게 더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직장여성들은 이를 질환으로 인식하고 못 하고 있다.
일반 여성들에 비해 보다 심한 월경전증후군을 겪고 있는 직장 여성들을 이해하고, 배려하기 위해 직장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월경전증후군 관련 교육을 강화하고, 월경전증후군도 질환이라는 인식을 사회 전반에 걸쳐 높여야 한다는 연구 고찰이 최근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산부인과 김태희 교수팀에 의해 발표됐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산부인과 김태희 교수가 최근 수도권 직장여성 17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한 결과 직장 여성군이 일반 여성군에 비해 더 심각한 ‘월경전증후군’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경전증후군은 경미한 정신적 장애·더부룩함·체중증가·유방압통·근육통·집중력저하·식욕변화의 7가지 증상 중 1가지 이상을 만족시키면서 이러한 증상이 월경 주기 중 황체(난소의 여포 속에서 난자가 나온 후, 남은 여포 부분이 발달해서 만들어지는 일시적인 덩어리)가 형성되는 황체기(배란 후 월경 직전까지의 기간)에만 국한되는 것을 이른다.
김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직장 여성들의 월경전증후군 유병률은 74%(126명)에 달했다. 이는 한 연구기관이 2008년 지역별․연령별 인구 비례에 따라 무작위 추출된 1,0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국의 월경전증후군/불쾌장애의 유병률 및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치료 현황 실태조사’ 에서 32.1%의 여성만이 월경전증후군을 겪고 있다고 답한 것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즉, 한국 여성 전체 그룹을 샘플링 조사했을 때보다 직장을 다니고 있는 여성만을 추출한 그룹을 조사했을 때 월경전증후군 유병률이 높게 나왔다는 의미다.
■ 직장 여성들의 주요 월경전증후군 증상 답변(%) *복수응답 허용
직장 여성들은 월경전증후군 증상으로 배부름과 더부룩함(72.4%)을 가장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분노나 짜증(61.8%), 체중 증가(59.8%), 불면증(51.2%), 집중력 저하(48.2%), 졸림(34.1%), 구토나 어지러움(29.4%) 순으로 답변이 이어졌다.
이처럼 직장 여성들의 월경전증후군 유병률이 높은 것은 여성의 사회참여가 증가하면서 업무과다와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태희 교수는 “특히 결혼한 직장여성들은 육아와 일을 동시에 해야 하는 과중한 업무, 승진 등의 직장 내 스트레스, 경쟁적 상황으로 인해 청소년기만큼 예민할 수 있다.”며 “직장여성들의 월경전증후군은 업무능률저하, 직장 내 대인관계 문제 등 직장생활에 큰 장애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개인적, 사회적 악영향이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결과보다 더 심각한 것은 월경전증후군을 질환으로 인지하고 있는 직장 여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170명의 여성 중 월경증후군을 질환으로 인지하고 있는 직장 여성은 5.9%(10명)에 그쳤다. 질환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는 만큼 전문의 상담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 직장 여성들의 월경전증후군 질환 인식에 대한 답변(%)
월경전증후군은 질환이지만 아직 치료법이나 예방법이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따라서 월경전증후군을 앓고 있는 직장 여성들을 이해하고 배려하기 위해서는 월경전증후군을 질환으로 인식하고자 하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또한 여성들의 보다 원활한 직장생활을 위해 직장인 여성들을 대상으로 월경전증후군에 대한 교육 및 관리를 강화하고 무엇보다 이러한 인식과 더불어 직장인 여성들 스스로 적극적인 스트레스 관리, 식습관 개선, 생활패턴 변경 등 월경전증후군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김태희 교수는 조언했다. 또한 의료계에서도 직장여성을 대상으로 월경전증후군에대한 좀 더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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